Luka Magnotta case
저에 대한 소개를 하고 글을 읽으면
더 신뢰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면
캐나다 밴쿠버 Simon Fraser University에서 사회학과 범죄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오늘의 글은 수업시간에 등장했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Don’t f**k with cats: Hunting an Internet Killer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교수님이 두 번 정도 언급하셔서 굉장히 궁금했는데,
실제로 보고 나서 많은 궁금증과 새로운 생각들이 들었다.
Green Crimology 파트에서 등장한 케이스로,
사회는 동물에 대한 폭력을 종종
사소한 문제로 여기지만, Green criminologists들은 이런 무관심이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여러 가지 케이스들이 동물학대가 살인으로 이어지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동물이 인간의 사회에서 중심의 주체가 아닌
우리의 소유물,
즉 부가적인 존재로 여겨지기 때문에
인간이 동물을 해치는 것에 대해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반드시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동물의 고통을 때때로 우리는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닐까
결국 그 방치가 더 큰 결과를 불러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Luka Magnotta의 케이스는
시작은 작은 고양이 한 마리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한 남자가 아기 고양이를 비닐봉지에 넣고,
진공청소기로 질식시키는 끔찍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영상은 수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고, 이 말도 안 되는 영상을 목격한 사람들의
분노와 정의구현을 위한 페이스북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나는 이들을 방구석 셜록홈즈 팀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의 그룹이 참여되는 수가 늘어날수록,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정보들로 혼선이 생겼지만,
범인은 그 점을 다 알고 있는 듯
더 잔인한 영상을 계속 업로드하기 시작하며
방구석 셜록홈즈 팀의 수사도 더욱 깊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루카가 찍은 영상 속 소품, 방 구조, 청소기 브랜드, 배경음악, 과거영상 등
인터넷에 올라온 모든 정보들을 분석했고, 결국 몬트리올의 콘도를 찾아내기게 된다.
이후 캐나다 경찰에게 이메일을 보내, 루카의 위험성을알리기도 했지만
루카의 운이 따른 것인지 아무런 조사도 시작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실제로 몬트리올에서 사람을 죽이고, 그 과정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
피해자는 Jun Lin이라는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는 학생이었고
그의 시신은 조각난 채 발견되었다.
그 옆에는 루카의 이름이 적힌 인보이스도 있었다.
루카는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처럼
항상 작은 단서들을 남기면서
꼭 찾아와 주길 바라는 태도처럼 느껴졌다.
그 후 수사는 시작되었고
루카는 파리에서 베를린까지 이동하다가
결국 인터넷 카페에서 뉴스를 확인하던 중
평소 눈썰미 좋던 인터넷 카페 주인아저씨의 신고로 잡히게 되었다.
사실 이 과정도 참 다이내믹해서
꼭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사건을 따라가면 좋을 것 같다
루카의 선택하는 도시들이
영화 카사블랑카 속 등장한 도시라는 것을
셜록홈즈팀에서 발견하기도 했다.
결국 루카는 아무도 그를 호송하려고 하지 않아 공군 비행기로 송환되었다.
심문장면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
루카는 처음엔 묵비권을 행사하며
무기력하고 연약한 모습을 유지했지만,
혼자 방에 남겨지자 혼란에 빠졌다.
경찰은 루카가 원하는 방식으로 끌려가지 않았고, 대화기술로 심리적 압박을 시도했다.
루카는 살인과 동물학대가 모두 자신이 한 것이 아닌, Manny라는 남자에게 조종당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과거 성매매 경험, 실제로 미국 병원기록, 정신병력 등을 언급하면서 공범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유도했다.
아마 이 부분에서 최소 1급 살인 혐의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해
협박당한 살인으로 몰고 가려 한 것 같다.
캐나다는 단 한 명의 죽음이라도 명백한 계획, 의도성, 증거의 확실성이 있으면
1급 살인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실제로 캐나다 Criminal Code를 보면
지속적 학대나 위협 속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감형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런 식으로 준비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망상증이 있었던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첫 번째의 경우라면… 참 영악한 범죄자라는 것이고
하지만 우리의 방구석 셜록홈즈팀은 그의 말에서 거짓을 찾아냈다.
이미 그의 모든 흔적과 취향을 알고 있는 그들에게는
그가 쓴 가명 중에는 “캐서린 트라멜”이라는 이름이
원초적 본능 주인공이라는 점과
그 영화에서 그녀가 폭력을 당했던 전 남자의 이름이 Manny라는 점에서
루카의 거짓을 찾아냈다.
이쯤 되면 루카의 목표는 살인이 아닌, 그가 실제로 영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다는 게 분명하다.
어린 시절 그는 게이라는 이유로 학교 폭력과 괴롭힘에시달렸고
집에서 나가지 않고 90년대 유행했던 에로틱 스릴러를 보면서 자랐다.
사실 이 지점에서 요인을 추가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모든 문제는 절대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어쩌면 루카에게 이미 성 정체성에 대한 문제와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던 점에서 비롯된
자존감 부족, 괴롭힘을 통한 분노의 축적이 있었고,
그런 뒤틀린 생각에 정말 미약하지만 90년대의 포르노적인 영화가 약간의 '축적된 폭력성의 층'을 덧씌운 하나의 요소였을지도 모른다.
성인이 된 후엔 모델로 성공하고 싶어 했지만, 현실과 욕망사이에서 괴리감은 겪었다.
그의 모델 인터뷰를 보면, 나르시즘적 성향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나르시즘적 성향이 때로는 최고의 실력에서 나올 수도 있지만
보통은 깊은 결핍과 불안정한 자아에서 시작된다.
현실과 상상 그 속에서
루카는 인생을 건 도박에서 실패한 듯 보였다.
다큐멘터리 끝에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이 사건의 공범은 아니었을까?
“Were we complicit in Luck’s Crimes?”
그가 원하는 것은 관심이었다.
누군가가 유튜브에서 동물을 죽이는 영상을 올렸을 때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냥 지나치는 게 맞았을까?
아니면 분노하고 추적하는 게 맞았을까?
이 사건을 친한 언니랑 이야기하다가
사건의 시선이 너무 백인중심적 사고방식이라는 말을 들었다.
생각해 보면 교수님도 이 사건을 Green Criminology 파트에서 이 사건을 언급했고,
무엇보다 가장 안타까운 건 Jun Lin이라는 피해자가 잊혔다는 점이다.
제목 자체도 <Don’t fuck with cats>였고, 사실 잊힌 존재는 고양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었다.
동성애자이자 아시안이었던 그는 어찌 보면 캐나다 사회에서 충분히 주목받지 못한 채
루카의 ‘무대장치’처럼 소비되었다.
범죄와 사회적 약자의 연결은 현실적이다.
범죄학 친구들끼리는 자주 하는 농담이 있는데
“완벽한 크라임씬은 무엇인가? 에 대한 이야기이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 사라졌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 존재라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들, 그런 존재들이 있다.
사회적 약자는 늘 가장 조용히 희생당한다.
루카는 본능적으로 그런 희생양을 골랐을지도 모른다.
루카의 삶은 전부 가짜였다.
수많은 팬페이지, 합성사진, 자기 연출.
영화 속 주인공처럼 살고 싶었던 그는 결국 현실을 감당하지 못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불안정하다. 결핍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그런데 결핍이 고립 속에서 자라나게 된다면,
그것은 집착이 되고, 집착에서 폭력이 된다.
그렇다고 모든 결핍이 범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부족하고, 힘들고, 외롭지만 그것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결국 관계에서 온다.
누군가 나를 ‘진짜 나’로 봐주는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람은 쉽게 폭력에 노출되고 노출된 폭력은 출구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사건들을 자주 보면서 안타까움은 늘어난다.
사회가 이런 개인들을 계속 놓치고 있다는 것.
점점 사람들 사이의 단절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사람과 사람의 유대감일지도 모르다.
모두가 범죄자가 되는 건 아니지만,
선을 넘는 순간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그리고 그 선을 누가, 어떻게 지켜주는지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유토피아적 공간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담아서
Won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