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본체는 해골이어라
속이 메스꺼웠다. 처음 경험하는 고통에 본능적으로 눈에 눈물이 맺혔다. 몇 번이고 구역질을 하였지만 고통을 끝나지 않았다. 마취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시경을 한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었다.
마침내, 길게 늘어졌던 호스가 모두 내 몸 안으로 들어왔다.
한 마리의 해골의 코에 기다란 호스가 달려있었다. 거울에 비치는 내 모습은 이제 누가 뭐라도 괴상한 모습이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나 자신에 대한 분노가 차올랐다. 짜증이 났다. 혐오감이 몰려왔다.
눈물은 눈을 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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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를 통해 약물을 주입했다. 당장이라도 무언가를 토해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울렁임이 올라왔다. 매일 세 번 이 짓을 반복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거부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그것을 거부할 합당한 이유도 없었다.
그저 이곳을, 병원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이런 모습으로, 이곳에 더 이상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울렁거리는 속을 부여잡고 음식을 목구멍 뒤로 넘겼다. 몇 번이고 헛구역질을 해댔지만 내 손과 입은 멈추지 않았다. 이곳을 나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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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달이 지났다. 거짓말처럼 심장 박동수치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의사가 이제 퇴원을 해도 된다고 말하였다. 드디어. 드디어 이곳을 나갈 수 있다는 기대에 심장이 뛰었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의 행복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거식증이 있고, 몸무게가 정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식이장애 치료 센터를 추천해주고 싶어요. “
드디어 갑갑한 천장을 벗어나 하늘을 보는가 싶었다. 하지만 갑자기 이게 무슨 청천변력 같은 소리란 말인가.
또한 의사의 말을 들어보면 그곳은 한 가지의 정신병원이었다. 나 같은 10대 식이장애 환자들이 모여있는 정신병원 말이다.
나 또한 내가 완전히 거식증을 회복했다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신 치료 센터까지 가야 할까라는 물음에는 확실히 아니라 답할 수 있었다.
더 이상 거울 속 내 모습이 아릅답지 않았다. 나 혼자서도 충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내 부모님의 생각은 그리하지 않았다.
부모님의 강한 압박이 나의 의견을 짓눌렀다. 아직 미성년자의 신분인 나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다.
그렇게 나는 정신병원 입원 절차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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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동은 흡사 하나의 커다란 기숙사 같은 모습이었다. 모든 방은 2인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환자들의 나이는 모두 나와 같은 10대였다.
그렇다고 해도 이곳은 정신병원. 병동에 들어가기에 압서 짐 검사가 시작되었다. 모든 전자제품은 물론이요, 당연하게 조금이라도 자해가 가능한 물건을 압수당했다.
그런 뒤 방을 배정받고 치료소에 대한 소개를 설명받았다.
일단 이곳의 목표인 몸무게 올리기에 맞게 식사 시간은 총 3번, 간식 시간은 총 2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물론 이때 나오는 음식은 30분 내로 모두 먹어야 하며, 음식을 남길 시에는 그에 맡는 칼로리를 따로 칼료리 음료 채워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마저 거부한다면 호수로 억지로라도 음식을 주입할 거라며 말이다.
물론 일주일에 한 번씩 개개인 별로 상담사와의 상담 시간과 그것을 제외하고도 여러가지의 다른 테라피도 준비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목요일마다 학급 회의 같은 작은 회의가 있을 것이라는 것.
또한 치료소 외부로 나갈 수 있는 것은 하루에 한 번, 치료사와의 산책이 전부. 치료사들은 여러명이로 시간, 그리고 요일에 맟춰 바뀐다고 하였다.
그리고 병문안이 가능한 것은 일주일에 단 두번. 화요일과 일요일, 4시 반부터 6시까지라는 것까지.
일정 소개가 끝난 뒤, 배정받은 방에 들어가 짐을 풀었다. 집이라고는 압수되지 않은 옷 몇 벌과 책 몇 권뿐. 짐을 모두 푼 뒤, 잠시 침대에 누워있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었다.
저녁시간이 되자마자 가장 넓은 방에 이곳에 머무르고 있는 모든 환자들이 모였다. 총 여덟의 여자아이들이었다. 우리는 둥근 커다란 책상에 둘러앉았다. 그리고 곧이어 치료사들과 배식 당번인 아이들에 의해 음식이 배식되었다.
메뉴는 빵과 곁들일 버터와 잼 등.
모두가 식사를 배식받자 마지막으로 치료사들이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 중 한명이 자신의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말했다.
“그럼 시작할까?”
공포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