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김동수의 나눔톡톡 제 33화
새해 첫날,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은 언 몸과 마음을 녹여준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적십자 봉사원들이 무등산 증심사 올라가는 길목에서 떡국을 나누었다. 길게 줄을 선 수십 명의 등산객의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 새해 첫날부터 좋은 일 하는 거야.” 이런 말을 들으며 엄마 손에 이끌려 모금함에 꼬깃꼬깃한 지폐를 넣던 아이의 모습에, 모두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또 어떤 분은 “ 떡국 잘 먹었으니, 헌혈해야지” 하며 떡국 한 그릇의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국내외적으로 화재, 침수, 산불, 건물 붕괴, 항공기 추락, 혈액 부족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이를 보여주듯 재난과 사고 현장에는 성금과 물품이 넘쳐났다. 이렇듯 나눔은 우리의 공동체를 회복시켜 준다. 이 대열에 너나 할 것 없이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
새해를 맞아 우리는 건강이나 재정, 라이프스타일 등에 삶의 영역에서 변화를 다짐한다. 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목표를 지나치게 크게 잡거나. 의욕만 앞세우다 포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막연한 새해 다짐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나눔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도움을 주는 경우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나눔도 자기가 하고 싶은 대상자를 정하고 얼마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미리 계획해야 한다.
먼저 도움을 줄 대상자는 아동과 청소년, 노인, 장애인, 이재민 등을 비롯해 동물, 환경까지 포함한다. 평소 마음이 쓰였던 대상이나 자립 청소년, 독립유공자 가족, 천원 국숫집이나 무료급식소를 찾는 노인처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대상도 좋다.
두 번째는 돈과 시간이다. 얼마나 할 것인가? 급여의 1%도 기부하는 게 쉽지 않다. 연차를 내고 재난 현장에 참여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어떤 분은 해마다 후원 단체를 한 곳씩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또 어떤 분은 지난해 성분 헌혈을 2주마다 한 번씩, 1년간 26회를 빠짐없이 실천했다.
다음은 어떤 곳에 기부하는가? 도움이 필요한 대상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찾는 것인데, 잘 알려진 모금단체 홈페이지에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는 단체마다 광복 80년을 맞아 독립 유공자 가족 지원에 대한 모금이 많았고, 개별 사연에 공감해 돕고 싶다면 네이버 ‘해피빈’을 이용하면 된다. 이런 과정이 번거롭다면 불우이웃돕기 모금 ARS 전화나 적십자 지로 납부도 좋은 선택이다.
이 세 가지를 기준으로 새해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기부, 봉사, 헌혈 등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보면 좋겠다.
만약 기부나 봉사, 헌혈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운동과 나눔을 결합하는 방법도 있다. 요즘 러닝이 인기인데, 뛰거나 걸으며 건강을 챙기고 동시에 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나눔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는 ‘Run for Saving Lives’ 캠페인을 통해 모은 260만 원을 화순 전남대병원 혈액암센터에 기부했다. 이러한 작은 실천이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새해 화두의 중심에는 단연 건강이 있을 것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많이 걷고, 적게 먹고, 적게 소비하는 ‘1다 2소 운동’이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되길 바랐다.
말의 해를 맞아 올해는 함께 뛰며 나누는 ‘런 캠페인’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자. 한 걸음 한 걸음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우리 사회를 더 온정이 넘치는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많은 사람이 자신이 하고 싶은 소망을 이루면서, 나눔을 더하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