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스무 살, 여름밤에 그런 말을 했었다.
부모님과 함께 외식을 하고, 마침 맥주도 들어가 살짝 취기가 올랐던 밤.
기분이 붕 떠올랐다. 아직 살아있는 불빛에 맴맴거리며 울려 퍼지던 매미 소리도, 머리 위를 살그머니 밝히던 조각달도, 마트에서 흘러나오던 익숙한 노래도 전부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 곁을 맴돌았다.
지금도 비슷하긴 하지만, 예전의 나는 '할 수 있다'는 말을 입에 담은 적이 거의 없었다. 그 말의 무게를 알고 있었으니까. 무턱대고 그런 말을 했다가 일을 그르칠 것만 같아 두려웠다. 허풍만 떠는 인간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취기에 등을 살짝 기대긴 했지만 그날은 이제껏 알아왔던 내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확신에 차 있었던 그 목소리가 좋았다. 꼿꼿이 세운 허리와 씩씩한 발걸음이 좋았다. '이랬어야 했어.'와 '이러면 어쩌지?'에 묻히지 않은 선명한 마음이 좋았다.
어쩌면,
그 수많은 불안 속에 갇혀 있던 나의 진짜 모습은 이런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할 수 있다고 되뇌며 길을 걸어가던 그 모습.
오로지 현재에 있는,
현재를 걸어가는 그런 모습.
그러니까 나는 지금처럼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다.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다독이면서.
어지럽고 아픈 일도 많은 세상 속에서 적어도 나만은 내 손을 잡아줄 수 있어야 하니까.
나의 여정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봐 온 사람은 바로 나니까.
그런 격려가 모이고 모이다 보면, 바라던 미래의 손을 잡아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