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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

by 이지원


깨닫지 못한 사이,
나는 글을 쓰는 법을 잊었고
그림을 그리는 법을 잊었다.

바쁜 일이 조금은 마무리되어서,

오랜만에 기억을 더듬어 가며 그림을 그렸다.

하고 싶었던 것인데, 할 수가 없었다.
원하는 대로 모양을 내고 색을 칠할 수가 없었다.
손가락 사이사이를 보이지 않는 실이 가로지르고 꿰매었다.

움직일 수가 없다.
움직이는 것이 두려워졌다.


그래도 나는 아직 죽지 않았을 거야.

그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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