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신이라는 존재가 있고, 누구든지 전부 사랑한대.
손에 쥔 작은 창에서 나는 그런 말을 들었다. 바다 건너의 말로 쓰인 그것은 익숙하게 귀에 들어왔고,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는 신이 있다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나누어 다시 일어날 힘을 준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성공하지 않아도,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신만은 나를 사랑한다고.
정말 그럴까.
사람이 주는 사랑에는 한계가 있다. 한없이 파고들어 깊숙한 곳까지 녹아들고 싶어도 깊은 곳이 막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스스로의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한다. 온몸을 타인에게 맡겨버려선 안 된다. 그럴 때 마음껏 등을 맡기라고 신이라는 존재가 있는가 보다. 나는 신에게마저 등을 맡기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으나, 만일 정말로 이러한 모습까지 사랑받을 수 있다면, 지금의 몰골까지 전부 사랑받을 수만 있다면 조금은 등을 기대어도 좋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가 홀로 버티기에, 나는 너무나도 무거운 것을 안고 있는 것만 같아서.
나는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수년 간의 시도는 전부 물거품이 되었다. 그러니까 쭉 여기에 선 채로, 이도 저도 아닌 삶을 계속해서 이어 나가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운명이라면, 아직 죽을 때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일까.
이렇게 선 채로 가만히 있는 것도, 정말 신의 눈에는 사랑스러워 보일까.
그에 앞서,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방법을 한참 동안 찾았다. 단지 있다고 믿으며 사는 것은 너무나도 쓸쓸하고 아팠다. 두 눈에 보이는 명확한 형태가 있길 바랐다.
수년 동안 나의 밑바닥을 마주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거슬러 올라오며, 한 가지 답을 찾았다.
사랑하는 고양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나는 해를 보았고 달을 보았고 산을 보았다. 손안에 들어오는 봄바람을 보고 고양이가 찾아왔다고 생각해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해가 주는 따스함이, 바람이 주는 시원함이, 하얗게 피어난 달이 사랑이라면,
사람의 형태가 아니어도 충분히 믿을 수 있을 것만 같아.
그런 생각을 피워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