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품없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무지하게 내가 싫다. 무엇 때문에 여태껏 삶을 붙잡고 살아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남을 살리고 남을 사랑하고 남을 위해 사는 것도 맞나 싶다. 그런 생각이 머리 안을 갉아먹어도 눌러 가며 하루를 살아냈건만 이제는 뭐가 진짜인지도 모르겠다. 도움을 받고는 싶은데 도움을 받기가 싫단다.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 감정인지도 잘 모르겠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채운다. 여러 사람에게 혼날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내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고 만다. 정말, 오늘 밤 갑자기 사라져도 그 누구도 찾지 않을 것 같아. 찾지 말아, 찾지 않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항상 도움이 되지 못하는 사람이니까. 내가 있어 봐야 좋을 것이 없으니까. 느껴왔던 행복이 거짓말인 것만 같다. 좋았던 때가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아. 좋다고 느꼈던 때가 진짜 좋았던 건지도 잘 모르겠다.
알맹이가 없는 사람이다. 사람들을 보면 다 생기 넘치게 사는 것 같은데 말이지. 일찍이 잃어버린 건지 그 누구도 믿지 못하고 자꾸만 의심부터 하는 사람이 되어버려서는 몇 번이나 나에게 실망을 하고 만다. 피곤한 사람, 피곤한 사람이야. 내가 없었던 때로 돌아간다면 좋을 텐데.
찾지 못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