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시대부터 AI까지, 정보 네트워크로 보는 인류 역사
호모사피엔스는 독보적인 존재이다. 강력하고 빠르게 지구를 장악했고, 압도적인 영향력으로 다른 생명체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신체적으로 타 생명체에 비해 탁월하지 않은 인류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던 이유로 유발하라리는 네트워크의 힘을 여러 책들을 통해 주장해 왔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그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능력은 인류에게 막대한 힘을 가져다주었다. 그 힘으로 정보와 지혜를 쌓고 발명과 발전을 거듭하며 오늘날의 우리를 존재하게 했다.
고대 왕국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보 네트워크는 신화와 관료제라는 두 가지 원리를 기반으로 작동했다. 자기 교정 장치가 약했던 종교와 과학처럼 강력한 교정장치를 가동했던 두 사례는 우리가 가진 정보 네트워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민주주의와 독제체제를 대조한 설명은 정보 흐름을 어떤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는 지를 알려준다. 이전까지 인류가 정보네트워크를 어떻게 이용했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세세하게 설명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AI등장과 이 기술을 우리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모든 도구는 인간이 주도권을 가진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AI는 행위 그 자체이다. 스스로 설계하고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는 벌써부터 AI의 알고리즘에 강력한 지배를 받고 있다. 이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도둑맞은집중력 에서 우리가 어떻게 이 알고리즘에 많은 것을 빼앗기고 있는지 이야기한 적이 있다.
SNS의 비즈니스 모델은 최대한 사람들이 SNS에 오래 자주 머무는 것이다.
페이스북 엔지니어들이 이를 목표로 알고리즘을 설계하자, 이 알고리즘이 자발적으로 사람들이 소모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한다는 것을 학습하고 더 강력한 영상으로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고 있다는 사실을 고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AI이 발전은 인류가 그 모든 과정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만들고 구조화하는 정보 네트워크에 우리는 어떤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게 될지 알 수 없다. 유발하라리는 지금까지의 역사를 돌아보고 인류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대처(?) 해야 하는지를 구구절절 많은 분량을 들여 설명하고 또 설명한다.
아마도 다음과 같은 상황 또한 그가 이토록 열심히 설명하는 이유의 근거가 될 것이다.
2024년에 노벨물리학상과 노벨화학상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AI를 기반으로 한 석학들이다. 이들에 대한 기사 일부를 발췌해 보았다
‘인공지능의 대부’ 제프리 힌턴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고 더불어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가 그의 동료 존 점퍼와 함께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기초과학 분야로 여겨졌던 물리학과 화학을 이제 인공지능(AI)을 연구하는 컴퓨터 과학자들이 몽땅 휩쓴 셈이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어떤 세상을 우리에게 가져올지 이보다 더 명확하게 보여줄 수는 없다고 본다. 우리가 그동안 지식의 토대라고 믿었던 개별 학문 간 경계가 인공지능 도입으로 무너지고 있다. 이런 현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체험한다고 믿고 있는 이 세계는 이제 컴퓨터 코드로 구성된 하나의 가상현실로 점점 바뀌고 있다.-한겨레 21
하지만 이들도 수상과 함께 인공지능의 위력과 우리의 미래를 우려한다. 이에 대해 유발하라리의 마지막 말로 이 글을 마무리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우리가 지혜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보에 대한 순진한 관점과 포퓰리즘적 관점을 모두 버리고, 무오류성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강력한 자정장치를 갖춘 제도를 구축하는 힘들고 다소 재미없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5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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