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
죽음이든, 이별이든, 예고 있는 상실이든, 갑작스러운 상실이든 누구나 누구를 그렇게 잃는다.
'함께 하는 오늘'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매번 잊고 사는 것도 우리다.
우리는 언제든 누군가를 잃을 수 있다.
9살 오스카는 911 테러로 아버지를 잃었다.
오스카의 할아버지는 드레스덴 폭격으로 가족과 사랑하는 연인을 잃었다.
오스카의 할머니는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방황하던 할아버지를 잃었다
갑작스럽게 떠난 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오스카는 어느 날 아버지의 물건에서 열쇠를 하나 발견한다. 이 열쇠의 자물쇠를 찾기 위해 아버지가 남긴 단서 몇 개를 들고 본격적으로 단서가 주는 사람들을 만나러 다닌다.
사실 아버지를 찾아다니는 오스카에게는 아버지가 죽기 마지막에 남긴 전화를 일부러 받지 않았다는 죄책감이 가득하다.
상실과 죄책감, 두려움과 혼란으로 사람들은 아픔을 겪는다.
언어를 잃기도 하고, 삶을 잃기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부재와 남겨진 자가 가지는 죄책감은 강한 파괴력을 가진다.
아들을 잃은 할머니, 남편을 잃은 오스카의 엄마,
40년이 지난 후 아들의 죽음을 알고 집으로 돌아오는 할아버지
그리고 어린 오스카....
이들 각자가 겪은 정신적 고통과 슬픔이 책 곳곳에 가득하다.
그러나 그 감정과 슬픔은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공유되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말도,
너무 아프고 슬프다는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묵묵하고 조용히 서로를 지켜준다.
따듯하지만 외롭고, 현실적인 애도다.
갑작스러운 개인의 종말과 그 종말을 애도하는 자들의 이야기는 뻔하지만 뻔하지 않다.
개인의 죽음은 개별적이고 독립적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과 스토리가 다 다르듯이 말이다.
되돌리고 싶지만 되돌릴 수 없는, 생각하고 싶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 종말의 현장과 시간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애도하는 서로를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과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