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참 다양한 인간 군상이 존재하는구나를 깨닫는다. 같은 정보를 입력해도 너무 다른 출력물을 내놓는 인간은 그래서 인간인가 보다.
인간다움이 무엇일까?
주인공이 실격처리 된 이유는 무엇일까?
주인공은 타인과 상호작용하지 못하고 고립되었다.
그는 가면을 쓰고 자신을 온전하게 타인에게 보이지 않았으며, 사람들을 신뢰하지 못하였다.
자기 파괴를 일삼으며 자신을 지키는 일에 힘을 쏟지도 않았다. 술, 여자, 자살, 약물에 의존하며 현실을 회피하고, 자신 앞에 주어진 현장을 힘 있게 끌고 나가지 못하였다.
철저한 고립과 자기 파괴로 종국에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주인공은 스스로를 실격된 인간이라 칭하였다.
주인공 요조가 끊임없이 되뇌는 고민에 깊이 공감한다.
그의 깊은 사색과 번뇌는 되는대로 그때그때 자신과 타인을 속여가며 생각 없이(?) 사는 사람들 보다 진솔하다. 그러나 그가 선택한 행동에는 절대 동의하지 못하겠다.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과 살아가야 하는 현실 속에 적절한 균형점을 잡고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때로는 가면을 쓰고, 때로는 망가져도 타인과 공감하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놓지 않는다.
어떤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어느 정도에서 사회적 요구와 타협하고 균형을 잡느냐에 따라, 살아가는 시대가 어떠한가에 따라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발현된다.
우리가 각자가 다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이유이다.
때로는 나도
사회와 연결되지 않은 채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와 너무 다른 사람들, 납득할 수 없는 과정,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들로부터 늘 도망가고 싶다. 농담반 진담 반으로 죽어야 이 모든 것이 끝날테니 차라리 죽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 생각대로 실천한다면 나도 실격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책임감과 소명, 타인에 대한 존중, 자신에 대한 사랑, 세상에 대한 희망, 가끔씩 찾아오는 소소한 행복 등을 감사해하며 적절히 조율하고 타협하며 살아간다. 작가가 말하는 인간다움이 아닐까 한다.
삶은 어렵다.
주인공 요조와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의 고뇌에 공감하며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책을 접고 다시 인간다움을 장착하고 현실로 돌아온다.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