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서평] 이토록 굉장한 세계

경이로운 동물의 감각, 우리 주위의 숨겨진 세계를 드러내다

by 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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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험과 가치관으로 타인을 고정시킨다. 그들은 결코 내 머릿속에 만들어진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들은 내 필터를 거쳐 나에게 인식되기 때문이고, 그들이 어떠하든 내 세계에서 그들은 내가 인식한 그들 이상이 될 수 없다.




하물며 인간이 아닌 생명체는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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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저주파, 고주파 등)에서 소리를 듣고 대화하고 짝을 찾는다. 초음파를 투사해 물체의 내부(뼈나 장기)를 투시해 소리로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다.

고요 속에서 진동을 감지한다. 그 떨림이 먹이인지, 바람인지, 구애하는 짝인지를 구별한다.

보이지 않는 색을 인식한다. 자외선을 인지해 꽃에 있는 무늬를 구별하고, 깃털의 색으로 짝을 찾는다.

자기장을 통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여행한다.

온도를 감지해 수 천 킬로미터의 번식장소를 찾아내고, 생식기에 눈이 있거나, 무릎에 귀가 있거나, 팔다리에 코가 있거나, 피부전체에 혀가 있는 동물이 있다. 그 동물이 수집하는 감각을 나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

인간이 보는 세상은 지극히 협소하다.



책의 내용을 잠깐 살펴보자



1장. 냄새와 맛 (화학적 감각)

핵심: 인간에게 코는 보조적이지만, 많은 동물에게 냄새는 '시간'과 '공간'을 파악하는 주된 수단이다.

내용: 개는 냄새를 통해 과거(누가 지나갔는지)와 미래(누가 오고 있는지)를 읽는다. 연어는 고향 하천의 미세한 화학적 지문을 기억해 수천 킬로미터를 찾아온다. 냄새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입체적인 지도'와 같다..

2장. 빛 (시각의 시작)

핵심: 눈은 단순히 '보는 기계'가 아니라, 각 생물의 생존 목적에 맞춰 진화한 도구이다.

내용: 해파리의 단순한 눈부터 가리비의 수백 개 거울 눈까지, 시각의 기원을 탐구한다. 인간처럼 고해상도로 세상을 보는 동물은 드물며, 대부분은 자신에게 필요한 특정 움직임이나 명암만을 포착하도록 최적화되어 있다.

3장. 색 (보이지 않는 무지개)

핵심: 우리가 보는 무지개는 세상의 색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내용: 인간은 세 가지 색(빨강, 초록, 파랑)을 조합해 보지만, 새나 벌은 '자외선'을 볼 수 있는 사색형 색각자이다. 꽃에는 인간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 무늬(꿀잡이)가 있어 벌을 유혹하며, 새들은 우리가 구분 못 하는 깃털 색으로 짝을 찾는다.

4장. 고통 (보호의 감각)

핵심: 고통은 불쾌한 감정이기에 앞서,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가장 근원적인 감각이다.

내용: 물고기나 게가 고통을 느끼는지에 대한 과학적 논쟁을 다룬다. 그들이 인간과 똑같은 '감정적 고통'을 느끼느냐보다, 해로운 자극을 피하고 그 경험을 통해 행동을 수정하는 '유해 자극 수용' 능력이 얼마나 정교한지를 설명한다.

5장. 열 (뜨거운 시야)

핵심: 어떤 동물들에게 열은 '만지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다.

내용: 방울뱀은 눈 아래에 있는 '피트 기관'을 통해 주변의 온도 변화를 0.003도까지 감지한다. 이들에게 쥐의 체온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밝게 빛나는 '열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불나방은 수 킬로미터 밖의 산불 열기를 감지해 번식 장소를 찾는다.

6장. 접촉과 흐름 (피부의 세계)

핵심: 피부는 세상과 직접 맞닿는 거대한 감각 기관이다.

내용: 매너티는 온몸에 난 감각모를 통해 물의 흐름을 읽고, 악어는 얼굴에 있는 미세한 돌기(ISO)로 물 표면의 아주 작은 파동도 감지해 먹잇감을 낚아챈다. 바다표범의 수염은 지나간 물고기가 남긴 물의 소용돌이를 추적하는 정교한 센서이다.

7장. 표면 진동 (흔들리는 대지)

핵심: 세상은 끊임없이 떨리고 있으며, 많은 생명체는 그 떨림으로 소통한다.

내용: 거미는 거미줄의 진동 패턴을 분석해 그것이 먹이인지, 바람인지, 구애하는 짝인지 구분한다. 코끼리는 발바닥의 예민한 감각으로 수 킬로미터 밖의 폭풍우나 다른 무리의 발소리를 '지면 진동'을 통해 듣는다.

8장. 소리 (침묵 없는 세상)

핵심: 인간의 가청 범위를 벗어난 곳에 거대한 소리의 세계가 존재한다.

내용: 올빼미의 비대칭적인 귀는 소리의 높낮이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해 준다. 코끼리는 인간이 듣지 못하는 저주파로 먼 거리의 동료와 대화하고, 생쥐는 초음파로 사랑 노래를 부른다. 우리가 고요하다고 느끼는 숲 속은 사실 엄청난 소음으로 가득 찬 곳이다.

9장. 반향정위 (메아리로 보는 세상)

핵심: 소리를 쏘아 보내 돌아오는 메아리로 세상을 재구성하는 능력이다.

내용: 박쥐는 소리를 통해 나방의 날개 질감까지 파악한다. 돌고래의 초음파는 물체의 내부(뼈나 장기)까지 투시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이용해 '이미지'를 만드는 고도의 감각이다.

10장. 전기장 (보이지 않는 힘)

핵심: 물속 동물들은 생명체가 내뿜는 미세한 전기 신호를 감지한다.

내용: 상어는 모래 밑에 숨은 가오리의 심장 박동에서 나오는 전기를 읽어 공격한다. 전기물고기는 스스로 전기를 내뿜어 주변 장애물을 파악하는 '능동적 전기 감각'을 사용한다. 이는 마치 보이지 않는 촉수로 주변을 더듬는 것과 같다.

11장. 자기장 (지구의 나침반)

핵심: 지구 자체가 거대한 자석이며, 동물들은 이를 내비게이션으로 쓴다.

내용: 바다거북과 철새는 지구 자기장을 읽어 수천 킬로미터의 이동 경로를 정확히 찾아간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눈 속의 특수한 단백질(크립토크롬)을 통해 자기장을 '시각적'으로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한다. 가장 신비롭고 여전히 연구 중인 영역이다.

12장. 감각의 통합 (움벨트의 완성)

핵심: 뇌는 여러 감각을 하나로 융합해 '나만의 세계'를 건설한다.

내용: 동물은 한 가지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여러 감각 정보가 뇌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매끄러운 현실(움벨트)을 만들어내는지 설명하며, 생명체마다 그 완성된 세계가 얼마나 다른지 보여준단다.

13장. 감각 공해 (사라지는 어둠과 고요)

핵심: 인간의 활동이 동물의 감각 세계를 파괴하고 있다.

내용: 인공조명은 밤을 낮으로 착각하게 해 새들의 이동을 방해하고, 선박의 소음은 고래의 의사소통을 단절시킵니다. 저자는 우리가 생태계를 보전한다는 것이 단순히 땅을 지키는 것을 넘어, '감각적 환경(정적과 어둠 등)'을 복원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마무리한다.




이 위대한 생물체들의 감각을 설명하면서 맨 마지막장에 저자는 하나의 경고를 묵직하게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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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협소한 인간이 생물의 감각세계가 파괴하고 있다.

인공조명은 새들의 이동을 방해하고, 선박의 소음은 고래의 의사소통을 단절시킨다.

각종 오염은 다양한 생명체의 감각을 마비시키고 교란시켜 그들을 멸종에 이르게 한다.

인간이 세상의 표준일 수 없다. 지구상의 수만은 생명체가 저마다의 방법으로 세상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서로의 방식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오만과방종으로 다른 생명체의 삶을 파괴할 수 없다. 그것은 나와 타인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다. 편협하고 협소한 경험과 시각이 풍요로운 세상을 각박하게 인지하게 한다. 생각이 확장될수록 우리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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