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다는 착각
머릿속에 질기고 강한 확신이 든다.
수많은 전기 신호가 뇌를 관통하는 느낌이 든다.
그들은 마치 보이지 않지만 정신없이 요동치는
저 파동들의 흥분한 몸짓처럼
나의 온몸을 둘러싼다.
“이 강한 확신과 직관의 느낌은 절대로 틀릴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아. 의심의 여지가 없어.“
라고 누군가가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만 같다.
만약 그 누군가가 실존한다면, 여기에서 그 누군가라는 것은, 인류의 지적 수준을 아주 가볍게 뛰어넘은 어떤 초월한 차원에 존재하는 누군가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가빠진다.
온몸의 신호가 그것이 옳다고 말해주고 있다.
그 누구도 이 느낌을 부정할 수 없다.
그 누구도 이 느낌에 반론을 제기할 수 없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들은 그저 아직 모르는 것일 뿐이다.
아직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물론 우주적 차원에서 보자면 찰나의 순간일 뿐이겠지만, 지금껏 살아오며 나의 몸과 마음에 수도 없이 축적된 지식과 지혜라는 미지의 데이터의 총합이 하나의 공식에 투입되어, 단 하나의 결과값을 도출하였고, 그 결과값이 드러나는 그 순간이 바로 지금인 것만 같다.
두 번의 숙고는 낭비일 뿐이다. 그저 실행하면 된다.
그저 행하면 된다. 내게 남은 선택지는 그것뿐이다.
바로 그 순간의 확신을 경계하라.
바로 그 순간의 판단과 결정을 불신하라.
어쩌면 이 모든 정황들은 확신보다는 불신을 위한 과정에 불과할지 모른다.
까닭조차 알 수 없게 요동치는 자기 확신의 순간에 성급하게 내리는 결정과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
나는 오직 내가 모른다는 것만을 알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어리석음은 오만함을 먹고 자라는 존재이다.
나는 아무것도 확실히 아는 것이 없다.
정확히 알고 있다는 착각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
당장 나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 여행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 나라는 존재이다.
우주를 안다고 착각하지 말라.
우리는 우리의 기원과 목적지조차 모르지 않는가.
세상을 안다고 착각하지 말라.
우리는 도대체 세상이 무엇인지도 모르지 않는가.
자연을 안다고 착각하지 말라.
우리는 대부분의 자연현상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다른 사람을 안다고 착각하지 말라.
우리는 스스로가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존재들이다.
스스로를 안다고 착각하지 말라.
우리가 느끼는 자아라는 것은
우리의 인식체계라는 좁디좁은 구멍을 통해
들여다본 우리의 지극히 일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