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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SU Mar 02. 2021

새 옷 대신 선택한 것..

2021년 옷을 사지 않겠습니다!

매년 3월이 되기 전에 미션을 수행하는 것처럼 옷 한 벌을 구입했다. 그러고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음에 드는 옷을 찜해두었다가 한 벌씩 사는 것을 소소한 재미 또는 나에 대한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다짐한 것 중 하나가 옷을 구입하지 않겠다, 옷 살 돈으로 다른 것을 계획하자였다. 옷을 구입하지 않겠다 마음먹으니 매번 구입하던 곳에서 보여주는  별스타 라방도 시큰둥해진다. 옷을 사지 않았으니 남는 돈으로 무엇을 해볼까? 주식을 살까? 소소하게 투자라도 할까? 그런데 몇 푼 안되는 이 돈으로  투자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도 웃기고 특별하게 생각나는 것도 없다.


옷을 사지 않고 두 달간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바쁜 일상때문에 놓치고 있었던 것 또는 하고 싶어도 엄두를 내지 못 했던 것을 하나씩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학습 연구년제를 하면서 이수해야 할 연수 리스트를 작성하다가  번외로 배우고 싶은 것을 작성해 보았다. 그리고 3월에 매번 사 입던 옷 값으로 강의를 신청해둔 상태다.





내가 새 옷을 입는 이유. 그리고 그때 느끼는 기분.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느끼는 그런 기분일 것이다. 새로움을 알리는 신호탄처럼 새 옷을 입으면 내 몸이 어딘가 빛이 난다고 착각을 할 정도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날도 있었다. 마음에 드는 옷을 입고 출근하는 날에 느낄 수 있는 한결 가벼운 그런 기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날 하루 종일 어색함과 불편함을 느끼는 것처럼 옷에 대해 나만의 가치를 물어본다면 나를 드러내기 위해 재정비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나 자신을 정비시키는 의식이 왜 필요했던 걸까? 마음으로 채워지지 않은 많은 것들을 보이는 것에 집중하고 채웠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생각을 한 번 바꿔보려고 한다.

옷을 바꿔가며 채웠던 마음을 배우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경험하고 목표한 것을  이루어내면서 마음을 채워보려고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적당한 선에서 머물고 말았던 것들에 정성을 기울여 보고 그것을 오롯이 나의 것으로 스며들 수 있는 작업을 해 볼 계획이다.


새 옷이 줬던 설렘과 충족감을 배움에서도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실 새 옷 입는 것보다 배우는 것이 더 좋아질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그리고 공개적인 이 약속은 어느 순간 장바구니에 옷을 담으면서 결제 버튼을 누를 수도 있는 상황을 미리 방지하지 위한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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