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날SU Mar 17. 2021

실수를 즐겨봐!

그림책<방귀 만세>


실수가 반갑지 않은 사람들

난 좀 그런 편이다. 실수하는 것을 싫어하고 혹시라도 실수를 하면 그것을 머리에 담고 있는 시간이 제법 길다. 실수한 영상이 자꾸 떠올라 머리를 몇 번씩 흔들어 대는 내 모습을 보고 있으면 스스로 애를 쓰지만 쉽지가 않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실수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여유로움이 좀 생긴 건 사실이다.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이런 이야기를 스스로에게 많이 하는 편인다.


누구든 실수라는 것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는 힘들 거 같다.

실수는 안 하는 게 좋고, 혹시라도 하게 된다면 그것을 성장의 과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능력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 싶다. 결국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겠지..


신학기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고 있는 아이들

우리 집에 있는 두 딸들도 열심히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우선 즐거워한다는 것.

매일 학교를 가고 싶어 한다는 것에 감사하다.

며칠 전부터 첫째는 음악시간에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한다. 혹시라도 실수를 하면 어떡하냐고 걱정을 늘어놓는다. 그러자 둘째가 "언니 전에도 걱정했는데 괜찮았잖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1학년이 6학년한테 하는 말에 빵 터져버렸다.

1학년 둘째도 실수할까 봐 걱정을 많이 하면서 막상 언니의 걱정은 별게 아닌 걸로 느껴지나 보다.

예전에는 이런 걱정을 하는 아이에게

"뭘 그런 걱정을 해. 쓸데없는 걱정이야."이 말이 항상 먼저 나갔다.

지금은 좀 다르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걱정되는건 당연해! 엄마도 그래 발표할 때는 떨리고 걱정이 되더라. 근데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닐 수도 있어. 그리고 좀 실수하면 어때?" 이렇게 이야기를 해준다.

이 말은 나 자신에도 해주고 싶은 말이기 때문이다.



오늘 조용한 이 공간에서 잠시 읽은 그림책이 더욱 그렇게 이야기해 준다.


방귀 만세<후쿠다 이와오 글. 그림>


                                                                           



교실에서 들려오는 뿌웅 소리





그때 테츠오가 벌떡 일어나


"선생님 요코가 방귀 뀌었어요!"


꼭 이런 애들 있더라

다른 친구 실수를 즐기는(?)




"방귀 좀 뀌면 어때서. 방귀는 건강하다는 증거다."


이 말에 요코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교실은 방귀를 주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방귀를 뀌면 안 되는 때가 있다는 친구


누구든지 방귀를 뀔 수 있다는 이야기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과연 방귀를 뀔까 상상해보는 이야기


고양이도 방귀를 뀐다는 이야기


그렇게 방귀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음꽃이 피어난다.


리고 선생님은 방귀에 관해 글짓기를 하자고 제안하신다.


누구든 할 수 있는 실수

교실에서 많은 아이들은 자신의 실수가 드러날 때 부끄러움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선생님들도 혹시라도 실수를 하게 되면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게 된다.

그런데 적당한 실수는 인정하고 빨리 지워버리는 게 어떨까...

그리고 실수가 나쁜 것만은 아니니까

이 그림책처럼 내가 뀐 방귀 덕에 재미있는 글이 탄생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실수 좀 해도 괜찮아! 그렇게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자고, 너도 나도~~~






작가의 이전글 결혼하고 가장 오랫동안 함께 산 사람은 남편이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