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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SU Feb 19. 2021

왜 그러니 엄마야!

고민이 생기거나 해결해야 할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온몸에 가시가 솟구친다.

며칠 그런 상태다. 해결해야 할 일이 겹치고 출장에 몸도 마음도 바빠지니 역시나 난 예민한 상태가 된다.

왜 이런 건 잘 바뀌지 않는 건지...

노력 노력을 해도 어김없이 온몸을 뚫고 짜증과 예민함이 올라온다.


아침에 나가서 저녁 6시가 넘어 집에 들어섰다. 아이 둘이서 밥을 챙겨 먹고 선생님하고 수업까지 하고 잘 보냈는데 그런 아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힘이 없었다. 아니 오늘은 그냥 내가 더 고단하다는 생각에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긴 시간 혼자 있었을 아이들을 쳐다보고 잠깐이라도 오늘 애썼다는 마음을 전했어야 하는데 해결이 되지 않은 찝찝함은 결국 노트북 앞에 앉아 또 자료를 검색하게 만들었다.

하루 종일 나가 있었는데 집에 들어서자마자 그러는 내 모습을 본 아이들 마음은 어땠을까....

참 오늘따라 엄마라고 이름을 붙이고 있는 나 자신이 밉다.


아이들을 혼자 키우면서 포기하고 살았던 것이 참 많다. 그래도 직장이라는 곳을 다니는 사람인데 여유롭게 무엇인가를 하지 못하고 항상 발목이 잡혀 살았다. 그것을 선택한 것은 나였는데 가끔씩 내 마음대로 안되는 일이 쌓이면 폭발해버리는 아주 못된 버릇이 있다. 오늘 다녀온 출장이 아마 내 마음을 더 까슬하게 만든 거 같다. 무능한 사람처럼 느껴진 그 시간이 나의 마음을 괴롭히고, 화살을 다른 데 돌려버렸다. 여건만 됐으면 나도 했을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어이없는 생각을 하면서 내 발목을 잡은 게 남편과 아이들 같아서 그것이 짜증으로 올라왔다. 그렇게 난 아이들을 따뜻하게 한 번 안아주지 않고 잠자리에 들게 했다. 


그리고 조용해진 이 시간 둘째가 책상에 둔 종이를 보니 눈물이 난다.

엄마가 없는 긴 시간 아이는 이런 마음이었는데...

아침에 나갈 때도 들어와서도 아이들에게 뾰족함을 마구 쏘아댔으니 얼마나 아팠을까..

어른이라고 아이들 앞에 폼 잡았던 내 모습이 오늘따라 안쓰럽다.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함께 성장해야 하는데... 오늘은 참 많이도 부족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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