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진짜 같던 거짓말
벌써 4월이 되었다는 사실을 애써 모른 척하고 싶지만, 야속하게 다가온 완연한 봄의 날씨는 외면한다고 피해지지가 않는다.
난 여전히 신년 목표를 세우고 가다듬기도 하며 다짐의 과정을 채 마치지도 못했는데, 추웠던 겨울이 지나 벌써 4월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 따뜻한 봄바람이 아직은 조금 차갑게 느껴지는 까닭일 것이다.
그러니까,
4월의 첫날만큼은 누가 제발 내게 거짓말이라도 쳐 줬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늘 핑계가 많다.
게으르기도 하고.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나는 그런 생각들에 짓눌려 더욱더 비장하게 게을러진다.
하지만 이런 나도 제법 건설적인 다짐을 하는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신년이다.
숱하게 지저분한 숫자들을 뒤로하고 비로소 '순결한 1월 1일'이 되면, 나는 왠지 모든 것을 용서받는 기분이 든다. 얼룩진 나의 과거를 청산하고 새 출발 할 기회를 부여받는달까.
‘올해는 정말로’라는 작은 속삭임과 함께 슬며시 눈을 감고 건설적인 다짐을 해 본다. 그저 경건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다짐하기만 해도 그것을 벌써 이룬 느낌이라 기분이 썩 나쁘지 않다. 멋진 무언가를 꿈꾸기만 해도, 이미 내가 그런 사람이 된 것만 같다.
그런 기분에 취해 슬며시 눈을 뜨니 지금, 4월이다.
비몽사몽하다.
꿈에서 깨니, 그 꿈들이 무엇이었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차라리 그것들이 악몽이었다면 꿈에서 깨 다행일 터인데, 미련한 나는 늘 멋지고 행복한 꿈만 꾸나 보다. 그래서 늘 뒤척이는 시간이 길다.
그렇게, 봄을 맞이한다.
벌써 4월이 되었다는 사실을 애써 모른 척하고 싶지만, 야속하게 다가온 완연한 봄의 날씨는 태연하게 또다시 내게로 다가온다.
비겁한 나는 애써 외면하고 피해보려 하지만, 사실 아무것도 재지 않고 다가와 준 봄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내가 진정 외면하고 싶었던 것은 봄인가, 혹은 초라한 나의 모습인가.
언젠가 으레 다가올 봄에게 나는 대체 언제쯤 당당할 수 있을까.
따뜻한 봄바람이 조금은 덥게 느껴지는 까닭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