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고 싶은 섬, 보령의 섬 6곳 선정
충남 서해안의 보령은 15개의 유인도서와 90여 개의 무인도를 품은 해양 도시로, 섬마다 고유한 풍경과 사연이 깃들어 있다. 같은 바다에서도 섬을 옮겨 다니면 전혀 다른 색깔의 여행이 펼쳐지고, 여름이 저물어가는 8월 말에는 특히 한적하고 고즈넉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2025년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찾아가고 싶은 섬’ 명단에 원산도, 삽시도, 장고도, 고대도, 녹도, 외연도가 포함되며 그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원산도는 국도 77호선과 보령해저터널 개통 이후 차량으로 진입이 가능해진 섬으로, 충남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2.5km 길이의 천연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 여름 내내 향기를 머금은 해당화 군락이 조화를 이루며 늦여름에도 온화한 수온 덕분에 물놀이를 즐기기 좋다. 인근에는 해산물 전문 식당과 펜션이 모여 있어 1박 2일 여행 코스로 인기가 높다.
효자도는 예부터 효자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으로, 추도, 육도, 소도, 월도, 허육도와 함께 작은 군도를 이루며 독특한 문화권을 형성한다. 어촌체험 마을에서 직접 그물질을 하거나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프로그램이 운영돼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장고도는 장구를 닮은 독특한 지형을 가지고 있으며 ‘장고8경’이라 불리는 절경이 숨어 있다. 인근 바다에서는 전복과 해삼을 양식하는 공동어장이 운영되고, 여름철에는 주민이 안내하는 바다낚시와 해삼 따기 체험이 여행객들의 호응을 얻는다. 해질녘 붉게 물드는 바다와 고깃배의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수채화 같다.
고대도는 한국 개신교 선교 활동이 처음 시작된 역사적인 섬으로, 곳곳에 교회와 기념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멸치와 실치 어장이 발달해 어업 체험이 가능하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멸치젓은 대표 특산품으로 손꼽힌다.
삽시도는 활에 화살이 꽂힌 듯한 형상에서 유래한 이름을 가졌으며, 2km 길이의 규사 해변과 ‘물망터’라 불리는 바닷속 샘물이 유명하다. 해변 뒤편에 펼쳐진 송림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갯바위 낚시 명소가 많아 낚시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다. 밤이 되면 해변 위로 쏟아지는 별빛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외연도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과 풍어당제가 이어져 내려오는 섬이다. 국가 어항인 외연도항은 서해 해양 영토 거점 역할을 하며, 마을에서는 해녀들이 채취한 성게와 전복을 맛볼 수 있다.
호도는 여우, 녹도는 사슴을 닮아 이름 붙여졌으며, 전복어장과 침식굴, 초분 유적 등 자연과 문화유산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가을 단풍철에는 섬의 윤곽이 더욱 선명해져 트레킹과 사진 촬영지로 각광받는다.
보령 시내에서 각 섬으로 향하는 여객선은 대천항과 오천항에서 출발하며, 원산도를 제외한 나머지 섬들은 모두 선박을 이용해야 한다. 여름 막바지 평일은 비교적 한적하지만 숙소가 한정돼 있어 사전 예약이 필수다. 출발 전 기상 예보와 운항 시간을 확인하면 안전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보령의 섬 여행은 단순한 해변 휴가를 넘어 자연과 전통, 그리고 주민들의 인심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복합적인 힐링 코스다. 여름 끝자락, 서해의 붉은 노을과 파도 소리, 그리고 바람에 실린 짭조름한 냄새 속에서 하루쯤은 삶의 속도를 늦춰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