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한 붉은 꽃” 600년 고택이 품은 배롱나무 명소

함안 고려동 유적지 배롱나무 명소

by 여행 그 숨은 매력
20250801_105615.jpg 고려동 유적지 배롱나무 풍경 / 사진: 함안군 공식 블로그 김명훈

경상남도 함안군 산인면의 한적한 마을길을 따라 들어가면 ‘고려동 유적지’라는 표지판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곳은 단순한 문화재가 아니라 한 시대의 정신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공간입니다.

여름이 되면 배롱나무꽃이 절정을 이루며 마을 전체가 붉은빛으로 물듭니다.

고려동 유적지는 고려 후기 성균관 진사였던 이오(李午) 선생이 조선왕조가 들어서자 벼슬을 버리고 은거한 곳입니다.

LYS_3031.jpg 함안 고령동 유적지 배롱나무 / 사진: 함안군 공식 블로그 이윤상

그는 새 왕조에 나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지키며 담장을 쌓고, 고려 유민의 마을임을 기리기 위해 ‘고려동학’ 비석을 세웠습니다. 그의 후손들은 600여 년 동안 이곳을 지켜왔고, 지금도 충절의 전통이 이어집니다.

여름철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은 화려한 배롱나무입니다. ‘백일홍’이라는 별명처럼 세 달 가까이 꽃을 피우는데, 대표 보호수는 둘레 1.3m, 높이 8m의 거목입니다.

장마 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이 절정기로, 붉은 꽃과 푸른 잎이 대비를 이루며 여름 정원의 정취를 완성합니다.

20250801_105710.jpg 고령동 유적지 보호수 배롱나무 / 사진: 함안군 공식 블로그 김명훈

유적지 안쪽에서는 고택과 돌담, 전통 누각 자미정이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자미정 뒤편 작은 연못에는 꽃잎이 물결에 흩날리며 동양화 같은 장면을 연출합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고요한 물결은 여행자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합니다.

사진 명소도 많습니다. 돌다리 옆, 담장 곁, 정자 아래 등 곳곳에 배롱나무가 있어 포토존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오전 햇살 아래에서는 색감이 선명하게 담기고, 해질 무렵에는 꽃과 노을이 겹쳐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LYS_1914.jpg 고령동 유적지 배롱나무와 산책길 / 사진: 함안군 공식 블로그 이윤상

특히 ‘고려동 사진관’은 한옥 내부를 사진 공간으로 꾸민 장소로, 창문 너머 배롱나무와 어우러져 감각적인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여행 편의도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고려동 유적지는 연중무휴에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주차장은 두 곳 모두 무료 개방되며, 화장실도 편리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안내판이 잘 정리되어 있어 자유로운 탐방이 가능하며, 단체 프로그램은 없지만 오히려 한적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좋습니다.

20250801_115814.jpg 떨어진 배롱나무 꽃잎 / 사진: 함안군 공식 블로그 김명훈

이곳의 매력을 가장 잘 느끼려면 8월 중순 전후에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마 뒤 햇살과 함께 붉은 꽃이 만개하며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색감이 압도적입니다. 비가 갠 직후에는 물방울 맺힌 꽃송이를 담으면 더 특별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함안 고려동 유적지에 왔다면 인근 여행지도 추천합니다. 차로 10분 거리의 무진정은 연못과 고택이 조화를 이루는 별서정원이며, 함안박물관에서는 가야 문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여름철 악양둑방길에서는 해바라기와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루어 배롱나무와 또 다른 계절의 색을 보여줍니다.

20250801_104306.jpg 함안 고령동 유적지 배롱나무 전경 / 사진: 함안군 공식 블로그 김명훈

고려동 유적지는 단순히 옛 건물이 모인 곳이 아닙니다. 충절을 지킨 선조의 정신, 전통 건축, 그리고 오랜 세월을 품은 배롱나무가 함께 살아 있는 문화 공간입니다.

여름 배롱나무가 만개하는 시기에는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해져 누구나 감성적인 여행의 기억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혼자 산책하기에도, 가족 나들이에도 훌륭한 곳, 바로 함안 고려동 유적지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수백개의 청사초롱 빛 물결”… 40m 야경 다리 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