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달린다는 것

by amylee

요즘 러닝이 붐이다.


나혼자산다에서 기안84가 나와서 그림과 방송, 달리기를 병행하는 것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

삶의 한 자리, 어쩌면 오랜 세월 해온 것과 나란히 둘 정도로, 중요하게 느낄 정도로

이렇게 단기간 많은 이들의 습관 속에 자리한 게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회사의 많은 선생님들도 러닝을 시작한 사람이 꽤나 있다.

회의 후에 회의 내용보다 각자 주말 동안 러닝을 했는지, 페이스가 어땠는지, 케이던스가 어땠는지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최근에 본 인스타 스토리에는 운동과 전혀 담을 쌓은 것 같은 지인이 마라톤에서 10km를 뛰었다고 인증한 사진을 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그 유행과 흐름은 나에게도 전이되었다.

꾸준히 운동을 해온 나였지만 달리기는 무언가 고통스럽고 막막하고 두려운 것이었는데

주변의 권유와 부추김 속에 나도 모르게 달리게 되었다.

달리기 시작한 지 두어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느새 무릎 통증도 덜 느끼고, 페이스도 빨라지고, 심장의 느낌도 즐기는 나를 발견했다.


보통은 주변의 유행과 흐름 속에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거부감이나 불편함이 들기도 할 텐데 러닝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 참 신기했다.

모두의 유행 속에서 나 혼자의 길을 개척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어떤 옷을 입어도 상관없고, 어떤 길을 걸어도 상관없고, 어떤 속도로 뛰어도 상관없는

그렇지만 러닝을 하고 있는 누구와도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자랑하고 대화하게 되는 신기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어쩌면 삶이라는 것도, 관계라는 것도

달리기 하듯 러닝을 즐기듯 하다 보면 편안하고 쉬워지는 부분이 생기겠다 싶었다.


그저 묵묵히 나의 신체와 자세, 바람과 땅의 지면, 들리는 리듬에 집중하고

떠오르는 다양한 고민이나 생각, 사념을 가볍게 흘리며

나를 남들하고 비교하거나 서로를 판단하고 평가할 필요 없이

나누고 싶은 풍경, 삶의 속도, 인생의 희로애락을 적당히 나누며

서로 존경을 담은 엄지를 날리고, 어떠한 형태든 칭찬을 주고받다 보면

느껴지던 힘겨움이 어느새 가벼운 웃음으로 바뀌게 되는.


그렇게 삶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은 운동이라

러닝이 많은 이들의 삶 속에 중요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습관이 되고

잠깐보다는 지속적인 유행으로 자리 잡는 게 아닐까 싶다.


오늘도 러닝 하듯 하루를 살아가봐야겠다.

옆에 있는 사람과 러닝 하듯 대화를 나눠봐야겠다.


오늘도 너 하루 잘 달렸어.

너의 속도 멋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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