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력이 아닌 사랑하는 마음

일상 속 마주한 단어들

by 한울

공감, 이해, 사고는 모두 ‘추상명사’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작용을 가리키는 것이다.

여기에 접미사 ‘-력’을 붙이면 ‘~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게 된다.

공감력·이해력·사고력은 스스로 책을 펼치고, 머릿속으로 논리를 다듬고, 타인의 마음에 귀 기울이며

노력과 훈련을 통해 쌓아 올릴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랑도 엄연한 추상명사인데, “사랑력”이라는 단어는 없다. 정답부터 말하자면, ‘-력’은 한자어 어간에만 붙는 접미사라 순우리말 어근인 ‘사랑’에 결합하면 형태적·음운적으로 어색해진다.


여기까진 정확한 답이었다면, 이다음은 살짝 감수성을 추가해보고자 한다.


공감력은 토론과 독서, 심리 훈련을 통해 조금씩 높일 수 있다. 이해력은 다독(多讀)과 요약 연습으로 단련할 수 있다. 사고력은 문제 풀이와 논리적 글쓰기를 반복하며 다듬어진다.

이 모든 과정은 ‘반복하고 점검하고 학습이 가능하므로 ‘-력’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반면 사랑은 능력처럼 스스로 연습장에 앉아 훈련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가슴속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생각하는 작은 불씨로 스스로 타오르는 감정이다.


사랑은 서로의 온기 속에서, 감정과 추억이 천천히 무르익으며 자라나는 마음이다. 혼자 익히고 쌓아가는 능력이 아니라, 함께 있어야만 피어나는 감정이기에 우리는 ‘사랑력’이라는 말 대신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표현을 쓴다.


P.S

공감력, 이해력, 사고력을 키우는 방법에는 정답이 있지만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 오직 두 사람만 느끼는 시그널이 정답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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