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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에 머문 하늘

오늘의 날씨와 마음의 온도는

by Soo 수진

하루의 기온은 33도를 넘었고, 체감 온도는 37도에 달했다
매일 같은 시간, 고속도로를 달려 출근한다. 커피 속 얼음이 다 녹기도 전에 사무실에 도착한다.

이미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반겨주는 실내에서, 여름이라는 계절을 느끼는 건 오직 점심시간뿐이다.
밖으로 나와 잠시 사무실 주변을 걷다가,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하늘이 눈부시게 푸르렀다.

나는 구름을 좋아한다. 그래서 한참을 하늘을 올려다보며,
벽에 기대어 그대로 멈춰 있었다. 구름을 바라보면,

출근이 싫었던 마음도, 업무에 지쳐 있던 마음도,
요즘 부쩍 많아진 생각들에 울컥이는 마음도, 모두 조금씩 흩어지는 기분이 든다.

누군가 그리워서 마음이 스펀지처럼 잔뜩 물먹은 듯 무거울 때에도, 나는 하얀 구름을 바라본다.

그러면 마치 그 무게들이 조금씩 공기 속으로 퍼지며 사라져 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잠시 마음이 쉴수 있던 호숫가, 강아지가 내 곁을 멤돌았다.


그래서 요즘 나는 자주 하늘을 올려다본다.

답이 없어도, 이유가 없어도,

그냥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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