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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스며든 오늘의 온도

‘마음의 온도는 17도’

by Soo 수진

오늘 아침, 마음이 조용히 울었다. 눈을 뜨고 침대에 누워 한참 동안 천장을 올려다봤다.

활짝 열어둔 창문 틈 사이로 신선한 바람이 방안에 맴돌았다순간, 차갑게 스며든 바람에 나는 하얀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렸다. 사실은, 울고 싶었던 마음을 그 이불속에 숨긴 거였다.

말없이 차오른 감정이 물을 가득 머금은 스펀지처럼 가슴 한구석을 꾹 눌러왔다.


늘 그렇듯 작은 일상들을 나누던 너와 나.

오늘 하루 구름이 얼마나 예뻤는지, 아침 커피 맛이 어땠는지, 회사에서 동료들과의 수다이야기, 하루의 피곤함까지 털어놓을 수 있었던 그 재잘거림이 사라졌다.

그 빈자리는 그저 ‘침묵’이라는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막막함이었다.

숨을 쉬어도 꽉 막힌 듯한 회색 공기,
그 속에서 나의 감정은 바닷물처럼 출렁거렸다.

혹시 내 이름을 부를 거 같아 하루에도 몇 번씩 고개를 든다.

나는 네가 옳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니, 그 침묵은 너무 비겁하다.
정직하지도 않았고, 따뜻하지도 않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너와 함께 나눴던 감정의 자리들을 그리워한다.


가장 나를 가까이에서 들여다본 너.
내 감정의 온도를 함께 나눴던 사람.
그래서일까.
상처와 분노를 지나 너의 빈자리가 더욱 아프고,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나는 오늘도, 내 마음을 보듬는다.
비워진 자리를 다시 채워가며 나 스스로를 안아주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Soo+


“슬플 때 울지 못하는 사람은

눈물의 무게만큼 마음이 무너집니다.
그러니 울고 싶으면 울어야 합니다.
괜찮습니다.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밤하늘의 별을 너에게 주고 싶어 –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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