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에 도착하기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멕시코 Guadalajara를 거쳐 Mexico City로 가는 여정, 2시 20분에 출발해야할 첫 비행기가 5시 40분으로 연기됐단다. 사전에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한 나는 순간 머리가 복잡해졌다. 5시 40분에 출발하면 Mexico City로 가는 다음 비행기를 놓칠 게 분명했다.
티켓을 취소하고 다른 항공사 티켓을 사야할지 아니면 일단 경유지인 Guadalajara에 가서 하루 묵고 내일 Mexico City로 가야할지 고민하던 중에 항공사 직원이 반가운 비보(?)를 전했다. 두번째 비행기도 연기돼서 5시 40분 비행기를 타도 놓치지 않을 거란다. 결국 오늘 밤 늦게 Mexico City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에 2개 비행기가 다 연기되다니... 내겐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이제부터 중남미를 여행하다보면 이런 일이 참 많겠구나 싶다.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앞으로 한동안은 조금 느긋해져야겠다.
멕시코로 향하는 멕시코 비행기. 출발지는 미국이지만 이미 영어는 들리지 않는다. 언젠가 서울에서 고향가는 버스를 탔을 때처럼 비행기 안에는 집에 가는 듯한 사람들의 들뜬 말소리와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집에 가는 설렘이야 전 세계 어디던 똑같을테니 나도 그 기쁨을 함께 느껴본다. 창 밖에 강원도 산길이 보일 것만 같다.
새벽 1시, 멕시코 시티에 도착했다. 첫느낌은 유황냄새가 났다는 것과 (정확히 말하면 좀 화장실 냄새 같았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가는 밤거리가 인도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오래된 건물에 작은 상점들이 들어서 있고 길거리는 깨끗하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더럽지도 않은 정도였다. 도로의 차들이 과격하게 움직이는 것도 인도와 너무나 비슷했다. 아침이 되면 다른 것들이 보이겠지만 지금까지는 인도가 가장 많이 떠오른다. 너무 부정적인 첫인상인가? 그래도 운전사 Pablo는 매우 착하고 친철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