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그리운 날

by 마르치아


엄마가 그리운 날에 밥을 짓는다고 하니 어쩌면 나는 365일 매일 엄마가 그리웁구나 생각한다. 엄마가


지어 준 밥이 왜 이토록 사무치게 그리운 지 생각하면 너무 슬픔이 밀려온다. 엄마는 중풍을 앓다가 아홉살인 나를 두시고 멀리 소풍을 떠나셨다. 고작 아홉살인 내가 엄마에게 무얼 해 드릴 수 있었겠나 그져 눈코입에서 나오는 피만 닦아 드릴 뿐...


그 당시 엄마와 나는 정말 많은 날을 굶었다. 굶는 어린 딸을 지켜 보시던 엄마가


"경화야 나중에 엄마가 보고 싶으면 밥을 지어. 그 밥 냄새 꼭꼭 씹으면 나오는 단내에 엄마가 있단다. 그리고 알지? 넌 그릇을 크게 타고나서 만인을 먹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 집에 찾아 오거든 네가 손수 따끈한 밥을 지어서 차려 드려야 한다. 엄마가 그랬던것 처럼."


밥 한그릇 지어 드리지 못한 마음이 송구스러워 매년 어머니 기일과 명절에는 밥을 지어 올린다. 밥은 나에게 먹먹하도록 애처러운 애증의 대상이다. 어머니가 이토록 그리운 날 어머니 말씀대로 밥을 짓는다. 정성스럽게 쌀을 여러번 씻고 작은 가마솥에 보리를 섞어 앉힌다.


"경화야 집에 손님이 오거든 가장 아껴둔 반찬을 가지런히 담고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날 때 손님을


앉게 하려무나."


밥을 굶는 날에 엄마는 상상으로 나와 매일 밥을 드셨다. 어떤 날에는 정말 밥만 봐도 울컥이며


화산처럼 슬픔이 터져 나와 주체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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