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만난다
사람의 마음은 단순하지 않다. 같은 자리에서 전혀 다른 감정들이 자라나기도 하고 정반대처럼 보이는 감정이 사실은 하나의 뿌리에서 나온 형제처럼 연결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사랑과 질투 그리고 우월감과 열등감이다.
사랑은 누군가를 깊이 바라보고 그 존재 자체로 귀하게 여기는 감정이다. 하지만 이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기대와 다른 방식으로 반응이 돌아올 때 사람은 혼란스러워지고 어느샌가 조용히 질투라는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질투는 사랑의 반대가 아니라 사랑이 닿지 못할 때 생기는 그늘이다. 즉 누군가를 간절히 원하고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그만큼 컸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질투를 부끄러운 감정으로만 볼 수는 없다. 질투는 우리가 누구를 진심으로 바라보았는지를 알려주는 작은 흔적이며 그 안에는 사랑받고자 하는 갈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때로는 이 질투를 통해 자신이 어떤 관계 안에서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되돌아보게 되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구조가 우월감과 열등감 사이에서도 드러난다. 표면적으로는 정반대의 감정처럼 보이지만 그 시작은 같은 곳이다. 인간은 누구나 존중받고 싶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한다. 하지만 자신이 충분하지 않다는 느낌 혹은 누군가보다 뒤처졌다는 인식이 들면 열등감이 생겨나고 그 열등감을 방어하기 위해 스스로를 더 강해 보이게 만들거나 비교 속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우월감은 어떤 이에게는 방어적 자존심일 수 있고 열등감은 어떤 이에게는 성찰과 성장을 향한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감정이 사람 안에 함께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감정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그 사람이 어떤 상황 속에서 어떤 마음을 경험했는가에 대한 흔적일 뿐이다.
사랑과 질투 우월감과 열등감 이 모든 감정은 단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감싸 안으며 살아간다.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갈망 나도 인정받고 싶다는 소망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흔들림과 상처. 그 모든 것은 결국 사람이 사람에게 기대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걸 보여주는 정직한 증거다. 우리는 모두 감정의 숲을 지난다. 그 숲을 지나며 만나는 질투와 열등감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성장. 그 모든 건 살아 있다는 징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