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희망♣

1화. LTNS

by mark

2.24일 토요일은 숫자와 함께 살았다. 집에서 처갓집까지의 거리 112km, 1시간 34분.

아들 학교에서 집까지의 거리 382km, 4시간 29분. 커피 한 잔 3,000원, 아이스크림 1,500원,

전기세 70,000원...


숫자가 인격이란 말이 있다. 숫자로만 고민하고 결정한 토요일이 너무 힘들어 밤 9시 되기도 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일요일 아침 늦은 시각, 장모님이 차려주신 아침밥을 먹고 일찍 집으로 복귀했다. 멍 때리는 힐링이 필요해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드라마를 보았다.


인간에겐 만족하면 멈추는 3대 욕구와 멈추지 않으면 만족 못하는 5대 욕망이 있다. LTNS는 욕구와 욕망의 갈림길에 선 수많은 사람들의 민낯을 보여준다. 사람은 사람의 관계가 문제를 일으키지만 결국은 사람으로 해결해진다. 그게 우리가 사회적 동물인 이유이다. 6편의 에피소드 중 2편을 제외한 나머지 첫 장면은 모두 사랑하는 장면이 나온다. 민망하긴 보단 흥미로웠다. 왜냐하면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자연스레 생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며 독립적인 생활을 하기 시작한 스무 살 시절부터 TV를 보는 그 시간까지의 나를 많이 대입시키고 떠올려 보았다. 욕구와 욕망을 잘 관리하고 그때 그때 풀어가며 살아야겠단 생각을 많이 했다.

부동산 아줌마와 뉴스 앵커를 통해 살짝 보여준 고금리, 서울 집값, 대출문제, 청년실업은 현시대의 대부분이 맞서 싸우고 있는 사회적 문제이다. 대학을 다니는 자녀들이 있어 더 귀 기울여 보았다. 이 현안들은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기에 더더욱 가족과 사람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집사람과 결혼한 지 24년이 지났다.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같이 살며 노년을 맞이할 것이다. 두 주인공이 공동 명의로 된 아파트 매매를 위해 만나 스스로의 잘못을 고백하며 서로에게 사과하던 모습이 내내 머리에 맴돈다. 최악의 상황에 가서 그러지 않아야 함을 LTNS가 하고 싶었던 얘기 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에 보여준 뜨거운 사랑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맺고 싶은 해피엔딩일 것이다.


엔딩장면을 끝내고 나니 밤 9시가 넘었다. 집사람이 해 준 찐만두와 시원한 탄산음료 한 잔이 고맙다. 지금을 사는 나에게 행복이란 큰 게 아님을 다시 생각하며 안분지족을 떠올린다. 일상이 고맙다.


희망을 갖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