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아빠의 전기기능사 자격증 도전기(64세취준일기)

경기도에도 자가 없는 송 부장의 취준생 일기

by 할매옷장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는 이유는 '아빠가 글을 써서 돈을 벌었으면 해서'이다.

지금은 아빠한테 비밀이지만 곧 아빠에게 이 글이 닿기를 바란다.

글이라면, 감정 표현이라면 질색팔색을 하는 아빠가 생에 한 번은 내면을 돌아보기를 바라본다.


브런치용 모자이크.jpg 공부하는 아빠의 뒷모습


아빠는 올해로 64세, 30년 간 근무한 회사에서 무사히 정년 퇴임을 한 지 2년 차다.

무뚝뚝하고 과묵한 편으로, 감정 표현이 많지 않다.

여느 가장들이 그렇듯 버럭 하는 성질은 있다.

30년 동안 열심히 돈을 벌어서 가족을 먹여 살렸다.



그리고 지금은 주차 요원으로 일한다.

달에 8회 휴무, 11-20시 근무, 쉬는 시간 30분 남짓.

주차 요원으로 근무하면서도 휴무일에는 각종 일자리 공고를 찾아본다.

아빠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내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내가 아는 것만 최소 수 십 차례 낙방했다.

아빠는 보세사 자격증, 지게차 자격증 등 요즘 중년 남성들에게 인기인 자격증을 이미 갖고 있다.

그런데도 수차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부분 경력이 없으면 어렵다고 했단다.

거진 MZ 취준생이다...



우리 아빠는 베이비부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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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마음을 먹었는지, 며칠 전에는 전기기능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내일배움카드로 결제한 거라 50일 안에 다 들어야 한다나...

그래서 퇴근하고도 꾸준히 강의를 듣고 있다.

아빠 삶에는 변화가 거의 없는 편이었는데, 강의를 꾸준하게 듣고 있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근면 성실은 정말 대단하다......)

등골이 휘도록 내 학원비와 등록금을 내줬으나, 와중에 나는 대학 졸업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빠의 퇴직 시기에 맞춰 내가 곧장 대학을 졸업해서 안정적인 취업을 해야 한다며 언성을 높이며 싸웠지만,

어렸을 적부터 엄마 아빠 말이라면 죽어도 안 듣던 둘째 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

그 똘은 대학 졸업장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내가 창업하겠다고 휴학하고 설친 지 어언 2년째...(중학생 때부터 따지면 10년째...) 딱히 성과가 없다.

그래서 아빠랑 갈등이 더 잦아지고 있다.

부처 예수 알라신 만치 온화하던 엄마도... 슬슬 조급해한다.

(요즘 집에서 놀고 있는 딸 아들들 특...)


그래서! 브런치를 시작했다.

안정적인 회사에 취직해서 생활비를 버는 기성세대의 방법이 아닌!

요즘 젠지들이 돈 버는 방법을 보여주겠다며!!!

호기롭게 글을 써본다...(혹시 답답하십니까...? ㅎㅎ... 그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0^)





아빠한테 글을 써보라고,

기성세대, 가(부)장 중년 남성이 쓴 글은 이제껏 없었기에,

무슨 글을 써도 돈이 될 것이라 일 년을 넘게 설득했으나


당연히,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가능성만으로는 기성세대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

아빠가 어떤 글이든 10편이라도 써오면 그걸 돈으로 바꿔 오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일단 내 글 10편부터 돈이 되는지 알아봐야겠다...


근데... 분수 덧셈도 까먹은 아빠가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 강의를 하루에 5시간씩 들으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그리고 그 전기기능사 자격증을 따 봐야 경력 없는 아빠를 써줄 곳은 아무 데도 없다는 사실을 모두가 막연하게 알고 있는 이 상황에서는... 정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아빠의 이야기가 은퇴 후 막막하신 동년배의 중장년층 분들께 위로라도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또 어떤 이야기가 궁금하신지, 읽으시는 분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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