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운동하지 말자

잘못된 운동은 독이 된다

by 오박사

당뇨라는 병이 워낙 광범위하게 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당뇨에 대해 알면 알수록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당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단이고, 그다음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식단이 엄청나게 중요하고, 운동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이번에는 운동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하는데, 조금은 생소한 주제인 당뇨인이 운동을 하면서 실수하기 쉬운 두 가지에 대해 다뤄볼까 한다 (정확히는 본인이 실수했던 두 가지이다).




체중을 줄이고 근육량을 높이면 당뇨가 개선되기 때문에, 당뇨 발병 후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 중 하나가 체육관 등록이다 (이와 관련해 내장지방과 인슐린민감성관의 관계 등 복잡한 생리학적 기작은 유튜브 전문가 영상들을 찾아보자). 당뇨 초기 한창 혈당을 낮추겠다는 열의에 불탈 때, 의욕이 앞서 자주 하는 실수는 당뇨 측면에서 몸에 가해질 부담을 고려하지 않고 운동을 하는 것이다. 결론을 얘기하면, 필자가 실수한 두 가지는 걸맞지 않은 부하로 운동을 했다는 점과 근육의 성장을 위해 지나치게 고단백 식사를 했다는 것이다. 세상에 수많은 운동 관련 유튜브 영상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운동하는 방법을 다룬 영상들이 올라온다. 내가 앞서했던 두 가지 실수는 근육 성장을 목표로 헬스를 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추천되는 방법들이다. 그러나 일반인과 상황이 다른 당뇨인의 경우 일반인과 같은 방법으로 운동을 진행하면 몸에 부담이 되는 것이다. 특히 당신이 젊은 당뇨인일 경우, 당뇨가 발생한 시기에 당신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젊고 매우 건강한 삶을 살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그러다 보니 당뇨가 갑작스레 찾아왔을 때 혈당을 낮추려는 절박함에 관성적으로 이전에 본인이 했던 운동 강도를 그대로 수행하려고 하는 경향성이 있다.




근육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점진적 부하와 적절한 휴식 및 영양이 필요하다. 근육에 적정한 무게로 부하를 주어 근육이 상처를 입고 다시 회복하는 과정에서 근육이 성장하게 되는데, 요즘 추천되는 많은 영상들에서 반복 횟수나 수행 속도 대신 무게 증가를 통한 자극을 추천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몸에 부하가 걸리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혈압이 증가하며 더 높은 부하가 걸릴수록 혈압이 더 크게 증가한다. 문제는 당뇨인에게 치명적인 질환들이 혈액순환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고중량의 무게를 들 때 과도하게 안압이 증가할 경우 망막 내 미세혈관에 손상을 주게 되어 백내장 및 망막병증 등 관련 질환들의 발생을 가속화한다. 그렇다고 낮은 무게로 세트를 너무 많이 반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1회 최대강도로 운동하는 것보다 1회 최대강도의 50%에 해당하는 무게를 15회 반복해서 들어 올릴 때 혈압이 더 높게 올라간다는 연구도 존재한다. 결론은 정말 애매한 표현이지만 너무 힘들지 않은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진행해야 한다. 내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어떤 운동 방법이든 무리하지 말고 자극에 집착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운동을 위한 식단도 마찬가지이다. 고단백 식사는 얼핏 보면 당함량도 낮고 근육 성장에도 도움이 되므로 당뇨인에게 권장되는 식사로 착각하기 쉽지만, 사실 고단백 식사는 신장에 무리를 주게 되어 안 그래도 약해진 당뇨환자의 신장에 부담을 주게 된다. 만약 섭취하려는 것이 운동 보충제로 자주 쓰이는 단백질 파우더라면 더할 나위 없이 조건을 만족할 것이다. 따라서 근육 성장이 목적인 과도한 고단백 식사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




일전에 소개했지만 당뇨가 시작되면 식단에서 수면까지 일반인과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일상생활들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운동 또한 마찬가지라서, 내가 건강했을 때를 생각하고 운동을 해선 몸에 해가 될 수 있다. 운동 시작도 전에 의욕이 꺾이는 말만 늘어놓았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얘기를 하자면 적정한 운동을 통해 소위 몸짱은 아니더라도 균형 잡힌 체형을 달성하고 혈당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핵심은 일반인만큼의 기대치와 기준을 가지고 운동을 하는 것은 당뇨인에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뭔가 하려고 할 때마다 이것저것 챙겨야 할 제약이 많으니 억울한 마음이 들 법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남들보다 멀리 와버린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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