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스트 Apr 13. 2022

색다른 경험의 일상

격리라니요?

시야에 들어오는 짙은 녹음과 끈적한 바람은 여름의 중심으로 내딛는 시간이라는 걸 뇌에서도 각성될 정도의 날씨다. 요즘 비가 오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기후의 변화무쌍함 앞에선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을 깨치게 된다.     

아이들이 일박 이일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온 날.     

현관문이 열리고 젊은이들의 활기참이 느껴지는 대화에 마음마저 싱그러운 순간이었다.     


“일박 이일로 여행 가면서 뭔 짐이 그리도 많은 거니?”  

   

여행 전 아들 녀석의 고기 사랑이 그대로 드러나는 넘쳐나는 택배 물건을 보며 한 마디씩 툭 던지던 남편의 말투에도 여전히 싱글싱글 행복한 아들을 보며 더는 아무 말을 못 하던 남편의 모습에 무심히 웃음이 나왔다.         

위의 글은 재작년 첫째가 군대 입대를 앞두고 사촌들과 다녀온 여행의 단편적 얘기다.  



   

지금까지 조심하며 지내 온 덕에 코로나를 잘 피했지만......,

지난주 금요일 남편이 직장에서 옮겨 온 바이러스까지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남편이 먼저 확진되고 다음으로 나 또한 양성이 나왔다.


집 근처의 지정 병원에서 길게 늘어선 사람들 틈에 끼어 순서를 기다리자니 씁쓸한 마음 그리고 그와 반대로 혹시나 하는 기대도 덩달아했다. 이름이 불려지고 검사를 끝낸 뒤 양성이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순간 잘못 들었나 싶어 대뜸 다시 묻게 되었지만 뚜렷한 두 줄의 의미를 제대로 확인했다.

그리고 뒤이은 의사 선생님의 대답은 “양성입니다.”였다.      


격리하며 지내는 시간이 벌써 토요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지금, 며칠의 두통과 몸살로 뒤척이던 시간 뒤 이젠 기침이 제법 나오고 있다. 


몸살감기 같으면서 아닌 듯한 이 느낌...

 

어제는 거실에서 바라보던 창밖으로 벚꽃이 바람을 타고 정신없이 흩날리더니 오늘은 비가 내리고 그 사이로 연초록 잎사귀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흠, 아쉽지만 벚꽃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이런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덕에 이렇게 자투리 시간에 일상을 기록했던 지난 조각 글을 읽는 즐거움도 덤인 것 같지만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행복한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