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부침개
산책 겸 장 보러 가는 길.
어디선가 바람을 타고 익숙한 라일락 꽃 향기가 진동하며 코끝을 스칩니다.
얼마나 향긋하고 사랑스러운 맛인지 가던 길을 멈추고 '흠' 깊이 숨을 들이쉬며 사랑스러운 맛을 후각으로 음미하였습니다.
햇살도 따사로운 날 이런 근사한 향까지 맡게 되니 잠깐의 힐링을 하게 되더군요.
저는 라일락 향 내음을 따라 한 곳으로 시선을 응시하였습니다.
향의 정체는 은은한 수수꽃다리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산책길 주변에 연한 자주색의 꽃, 수수꽃다리가 여기저기 가득 피어있었습니다.
잠시 서서 향을 맡자니 짙은 향만큼 사랑스러운 맛에 이끌려 꿀벌들이 '윙윙'거리며 제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봄이 선사해준 행복한 향을 맡으며 발길을 돌려 마트로 향했고 단출하게 마와 부추를 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행복한 장 보기를 끝내고 저녁 식사 준비를 하며 양념장도 만들기 위해 이틀 전 냉장고에 얌전히 놓아뒀던 달래도 꺼내고 드디어 마 부침개를 하였습니다.
마는 밥 위에도 올려 먹고
마를 갈아 부침개도 할 생각으로 마음이 분주합니다.
마 부침개의 식재료는 마, 양파, 부추, 소금 약간, 후추 약간만 있으면 끝입니다.
먼저 마는 껍질을 벗겨내고 강판에 갈아 준비합니다.
이때 비닐장갑을 끼고 손질해야 수산칼슘 성분으로 손이 가려운 분들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하니 주의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으로 양파는 잘게 다져 놓습니다.
부추도 잘게 썰어 위의 내용과 섞어줍니다.
소금 약간과 후주도 조금 넣어주면 부침개 준비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위의 재료를 다 섞어 중불에서 프라이팬이 어느 정도 달궈지면
약불로 하고 올리브 유를 두르고 천천히 익을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합니다.
밑 부분이 어느 정도 익어야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으므로 꼭 지켜 구워 줘야 합니다.
어느 정도 익으면 뒤집어 불을 조절하며 오일을 둘러주며 다시 천천히 익힙니다.
양념장은 진간장 3과 국간장 2 비율로 섞어 올리고당과 통깨를 조금 첨가하고 달래는 '듬뿍' 잘게 다져 넣은 것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와~' 달래의 향이 너무 좋았습니다.
마 부침개에 양념된 달래를 올려 먹으니 봄의 향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부드러운 마와 양파 그리고 부추의 조합이 좋았습니다.
화장실을 자주 찾는 남편 때문에 준비한 마를 사용한 요리였는데
다행히 입맛이 까다로운 남편의 입에도 맞는지 연신 맛있다고 좋아하더군요.
장이나 위에 워낙 좋은 식재료라 다양하게 요리에 응용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건강한 맛의 마 부침개로 은은한 수수꽃다리의 향만큼 참 행복한 저녁 식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