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공장으로
<전편 참고>
※ 이 글은 회사의 정보 유출 문제 가능성을 고려해서, 일부(지역, 시간 등)는 각색하고, 회사의 상호명은 공개하지 않았음을 밝히며, 회사에 대한 추측성 댓글은 자제 부탁드립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립니다.
1년 동안 다녔던 프렌차이즈 카페를 퇴사하면서 일해보고 싶었던 매장형 직장에 대해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단순노동보다 손님 맞이 하면서 음료 만들고 컴플레인 걸리면 대처하면서 혼나고, 단톡방에서 선임들에게 깨지고,, 이게 맞는 건가.. 싶었다. 아무리 카페 일이 만만치 않았다는 건 알았지만, 일 때문에 사람 때문에
이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아보긴 처음이었다. 내가 정작 하고 싶은 일이 이거였나 싶었다. 그곳에서 일하는 동안 스트레스 받아서 머리가 아팠던 날도, 긴장되고 불안해서 밥도 안넘어가는 날도, 잠을 제대로 못 잤던 날도
좋았던 날들에 비해 더 많아졌다. 1년 동안 버텨보자는 다짐을 지키기 위해 정말 악으로 깡으로 버텼고, 정말 노력했다.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말이다. 근데 생각보다 그게 쉽지 않았다.
카페를 퇴사하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리플레쉬를 위한 2박 3일 여행이였다. 여행지는 전라도였고, 나
혼자 갔다왔다.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면서 생겼던 스트레스와 있었던 일, 그리고 현재 머리속에 들어있는 수 많은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2박 3일 동안 혼자 여행을 갔다온 것이었다. 전라도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체험을 많이 했고, 여행 갔던 날 마지막날을 제외하고 내내 비가와 혼자 전세낸 것 같이 다닐 수 있는
곳들은 다 돌아다녔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면서 기분이 좋아졌고, 특히 돌아다닌 곳 중에서 수목원, 전망대 같이 경치 좋은 곳들 위주가 많아 돌아다니면서 생각을 많이 비울 수 있었다. 2박 3일 전라도 여행은 내게 있어서 처음 혼자 갔던 새로운 여행지이자, 가장 의미가 있었던 여행이었다.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일했던 날들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내 마음에 묻어두기로 했다. 이직을 하기 위해 열심히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느 날, 집 근처 상가 카페에서 직원을 구한다는 구인공고를 보게 되었다. 그곳도
프렌차이즈는 맞지만 전 직장보다는 소규모에 속해있던 카페였는데, 전 직장 때문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 이곳은 다를지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지원을 해서 면접을 보고 여기서 일을 하게 되었다.
이곳도 전 직장과 마찬가지로 매장이 공사 중에 면접을 보았고 합격해서 첫 출근하는 날에는 매장 가오픈 기간이었다. 집에서 걸어서 출근할 수 있다는 것은 좋았지만 복지가 별로 좋지 못하다는 점과 나와 일 하는 방식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4일 만에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로부터 몇일 뒤, 구직활동을 하다 집에서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케이크 공장 구인공고를 발견하게 되었고, 나는 원래부터 카페일과 맞지 않았고 공장일에 적성이 맞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고, 몇일의 고민 끝에 나는 케이크 공장 공고에 지원을 하게 되었고, 마카롱 공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경험을 살려서
면접을 보게 되었고, 그로 부터 2일 뒤 월요일부터 나와도 된다는 합격 문자를 받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이직을 두번째로 한 직장이자, 취직을 세번째로 한 직장인 이 케이크 공장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공장에서 근무를 할 생각을 하니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그만뒀는데, 다시 일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싱숭생숭 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나와 정말 공장이 안 맞아서 그랬던 건지 아닌 건지는 알 수 있겠지.
케이크 공장은 어떤 곳일까? 첫 직장이었던 마카롱 공장처럼 일이 많을까? 물갈이가 심하고 한 사람 당 할 일이 늘어나 힘들지는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마카롱 공장보다는 체계도 잘 갖춰져있고 좋은 곳이었으면 좋겠고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도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걱정과 긴장을 안고 첫 출근 날을 기다린다.
면접 합격날로 부터 약 일주일 뒤, 케이크 공장의 첫 출근 날이 다가왔다. 나는 첫 출근이니 만큼 새 직장에서의 설렘 반과 걱정 반의 마음을 각각 안은 채 출근을 하게 되었다. 케이크 공장은 주변에 공장들이 많은 단지 안에 있었으며, 마카롱 공장보다는 규모가 작은 공장이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보니 아침 일찍부터 온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그 사람들은 이미 옷을 갈아입은 채 근무 시간이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이라 입구에서 들어오는 거 부터 막히게 된 나는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나 생각하며 신발을 손에 쥔 채 안절부절하고 있었는데, 어떤 한 직원분이 다가와 내게 여기 처음 왔냐고 물어본 뒤 내가 그렇다고 하자 입장하는 거부터 근무복 입는 거까지 알려주기 시작했다.
케이크 공장은 마카롱 공장 때보다 근무하는 직원의 수가 훨씬 더 많았으며, 세 팀으로 나뉘어서 일하는데
제조와 포장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세 팀이 번갈아가면서 근무 한다. 공교롭게도 첫 출근한 나에게 처음
안내를 해준 직원은 나와 같은 팀이었고, 나는 전 직장과 마찬가지로 나와 같은 팀 중에서도 제일 막내가 되었다. 근무 시간이 가까워지자 각 팀의 직원들이 다 모였고, 각 팀의 직급자들의 지시에 따라 나는 첫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앞으로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될까? 참 기대되면서 걱정되고 떨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쫄지 않고 이곳에서도 열심히 해쳐나가면서 근무할 것이다.
케이크 공장 에피소드는 해당 에피소드를 포함해서 총 3편으로 업로드 될 예정이며, 해당 에피소드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는 다음 에피소드로 이어집니다. 다음 에피소드는 케이크 공장에서의 첫 출근과 케이크 공장에서 의 일상에 관한 에피소드를 풀어볼 예정이니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TMI
1. 4일 동안 일한 직장에서의 면접은 공사 중이었던 매장에서 했으며, 나는 공사 한복판에서 우유 상자를 뒤집고 앉아 면접을 보았고, 면접 현장에서 바로 합격 통지를 받았다.
2. 4일 일했던 그곳은 고정 근무였는데, 쉬는 날을 고정으로 정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토요일이 시간이 안돼
빼달라고 했다가 그곳이 원하는 근무 일정과 맞지 않자 일 한지 4일 만에 퇴사 통보를 받고 그만두게 되었다.
통보를 받아 그만두게 되었지만 나도 위에서 언급했던 이유로 이곳에 대한 불편함이 있었다.
3 .첫 출근 날 나는 근무 앞치마를 사이즈에 맞지 않는 앞치마를 하고 작업실에 입장해 선임분이
앞치마를 바꿔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