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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희 Sep 19. 2024

프롤로그

-이제부터 시작이야

43년간 초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마치고 자유의 몸이 됐다.


자, 이제 진정한 나의 시간을 가져봐


날자 

날개를 휘저으며 훨훨 날아보자


나를 옭매던 집, 식구, 밥, 아이들, 청소, 책임감, 교장, 부인, 며느리, 엄마의 옷을 벗고...


코로나로 묶인 매듭을 다시 풀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자


♣♣♣♣♣


하나 


여전히 두 발이 묶인 채 한 발짝도 나서지 못한다


고작 간 곳이 도서관이라니...


시장에서 저녁 반찬 거리를 사고 마트에서 음료를 뒤적거리더니


작은 방에서 인터넷을 뒤지고 남이 흘리다 놓은 글에 눈팅을 하고


삐질삐질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하며 


헬스 클럽에서 빈둥거리다 


또 하루를 접을 수 밖에 없는 


무심한 날이여 


�����



아니야 


아직은 아니야 


친구의 부음을 접하고 


그냥 멈출 수가 없어


이대로 포기 할 수는 없어


이제부터  시작인데


�����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5 7 5의 열일곱자로 된 정형시는 하이쿠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애송되고 있는 하이쿠는 


정부, 기업이나 작은 회사에서도 사내 대회나 놀이로 즐기고 있다니


우리의 정형시도 좀 빛날 수 없을까


시조를 더 사랑할 수 없을까?



✝✝✝✝✝


2024 아르코 선정작품을 더한 시조에 사진과 한국화가 김옥자님의 작품 몇 점을 올린다. 


그림도 감상하며 우리 시조가 풍기는 미를 발견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없이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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