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른발이 왼발 보다 조금 작다. 그래서인지 신발을 새로 사면 항상 발이 고생을 한다.
오른쪽 발등이 벗겨지거나, 왼발 뒤꿈치가 아프거나. 피가 나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렇게 한참 고생을 하고 나면 어느샌가 발도 아프지 않고 신발도 벗겨지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그랬기 때문에 새 신발은 으레 아프려니 했었다. 그런데 내가 짝발이라는 걸 알게 된 건 딸 때문이다. 딸도 신을 사면 항상 발이 아프다고 징징 거렸다. 나는 새신을 사면 원래 발이 아픈 거라고 말했었다. 그러다 딸이 중학생이 됐을 때 어느 친절한 매장 주인에 의해 딸의 발 크기가 달라서 아프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그제야 나도 내 발이 짝짝이라 새 신을 사면 아프다는 걸 알게 됐다. 반백년을 그렇게 미련하게 살았던 거다.
하긴 세상에 가지런하고 반듯한 게 얼마나 있을까. 인간이란 대게 어리석고 무모하고 약점을 잔뜩 가지게 마련이니까. 울퉁불퉁 모나고 못생긴 것들이 어울려 사는 것이 세상살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