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대신 부끄럽다며 슬쩍 눙치는 궁극의 회피기술

(매주 수요일에 포스팅합니다)

by allen rabbit


"그렇게 재밌어?"

"응! 정말 대단해!"

아내는 넋을 잃고 삼체를 보는 날 신기해했다.

"어떤 내용인데?"

신이 나서 삼체 얘기를 한참 하고서 나는 이렇게 덧붙였다.

"아, 진짜 저 작품에 대면 나는 정말 형편없어. 난 언제 저렇게 써보나?"

"아니, 잘 나가다가 그런 말은 왜 해?"

"그만큼 잘 썼다는 뜻이야."

내가 변명했지만 아내가 타박하며 말했다.

"자기는 꼭 그렇게 남들하고 비교를 하더라?"

핀잔을 들었다고 생각한 나는 입을 비죽 내밀었다.

하지만 페북에 삼체 얘기를 쓸 때도 나는 마지막 줄에 이렇게 덧붙이고 있었다.

<내가... 부끄럽다... 나는... 쪼그마해졌다.>

이봐 이봐. 또 이런다. 대체 그런 말은 왜 덧붙이냐고?

아내가 타박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나는 글을 지우고 대신 아내를 흉보는 포스팅을 남겼다.

<아내는 삼체가 뭔지 모른다. 3 body problem. 그걸 안다면 어떤 사주팔자도 다 풀 수 있을 텐데!... 흥!>


하지만 그랬구나, 내가 그러는구나. 계속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는구나.

비교는 마구 달릴 때 하는 게 아니다. 대충대충 달릴 때 뒤를 돌아보고 좌우를 기웃대는 거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대충대충 달리는 셈이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변명하는 중이다. 그래서 부끄럽다.


잠깐!

이봐이봐 또 이러네! 부끄럽긴 뭐가? 그런 거 덧붙이지 말라니까!

철썩! 아내가 등 싸대기를 갈길 것 같아 움찔한다.

그렇다. 이제 확실히 알았다. 내가 그런다는 걸.

아, 정말 부끄럽...

하지 말래도!

퍽!

부끄럽군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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