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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len rabbit Dec 08. 2022

밤을 달리는 외눈박이

(시라는 걸 한번 써봤다)

매일 전철을 타고 한강을 건넌다

반짝이는 환상을 빚으러 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밤이면

얼굴을 붙이고 창밖을 본다     


저기야 저기

시커멓게 어두워진 하늘

컴컴하게 일렁이는 검은 강물

그 사이로 화려하게 번쩍이는 마천루

그곳으로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저기야 저기

나는 밤을 달리는 외눈박이     


그러나 한강을 넘어도

그곳은 여전히 강 너머

마침내 창밖은 다시 컴컴한 동굴 속

한 발짝 물러서면

창문에 비치는 나는 다시 두 눈


저긴데 바로 저긴데

나는 그곳으로 건너가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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