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게 반짝이는 커피
믹스커피
7살, 믹스커피 타는 법을 마스터했다. 엄마 껌딱지였던 나는 엄마의 비서를 자처했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나 물을 끓이고 완벽 비율 믹스커피를 만들었다. 알람이 울리면, 커피와 함께 엄마를 깨웠다.
엄마는 내가 유치원에 다닐 때도 매일 아침 커피를 마셨다. 그땐 어려서 몰랐지만, 조금 크고나서부터는 그런 엄마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맛도 없고 건강에도 안 좋은 걸 매일 마시다니!
아이스 아메리카노
커피 제조와 연이 깊은지 열아홉 살에 카페 알바를 하게 됐다. 알바 시작했을 때의 커피는 가루약 또는 한약의 맛이었다.
그런 내게 입문을 도와줬던 건 사장님과 같이 일하던 언니였다. 천천히 마시면 느껴지는 다크초콜릿 향과,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차갑게 식었을 때 느껴지는 색다른 맛에 대해 알려줬다. 그 매력이 지극히도 섬세해서, 카페 퇴근 후 옷에 스며든 커피 향이 향긋하게 느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회사에서 푸는 행복 공식
0. 여유로운 오전 + 아. 아.
1. 약속 없는 점심 + 아. 아.
2. 초콜릿쿠키 + 아. 아.
3. 초당 옥수수빵 + 아. 아.
요즘 회사에서 내 행복 공식은 이렇다. 나 말고도 여기서 미소를 얻는 직장인은 수없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하진 않지만, 누구나 쉽게 가질 수 있는 행복이 존재한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른다.
유치원생 시절부터 이어져온 인연이 이렇게까지 깊어질 줄은 몰랐다. 혼자 카페에서 책 읽으며 마시는 커피도 물론 좋다. 하지만 지긋지긋 지겨운 회사에서 찾게 되는 아. 아. 의 기쁨 정도는 그 크기가 다른 것만 같다.
퇴사하는 날까지 영원할 행복 공식의 기록.
* 주의 사항 *
: 일이 휘몰아치는 날엔 제대로 즐기지 못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