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어귀를 돌아
큰길로 접어드는 골목,
보도블럭 사이
이름 모를 들꽃 하나
조심스레 피어 있다
얼마나 힘을 냈을까
후-불면
파르르 떨릴 만큼 여린 몸으로
딱딱한 땅 속 뿌리를 내리려
온 힘을 다했구나
오가는 누군가
한 번쯤
돌아봐 주길 바라며
조용히, 고요히
오늘도
그 자리에 피었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해도
발끝에 밟혀 스러져도
햇살 한 줌에 기지개를 켜고
바람 한 줄기에 땀을 식히며
가는 허리 곧추세워
다시 맑게 피어나는
이름 모를 들꽃 하나
너를 보며
나를 본다
오늘 하루, 그렇게 살아낸
나를 조용히 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