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평화

골목 어귀를 돌아

큰길로 접어드는 골목,

보도블럭 사이

이름 모를 들꽃 하나

조심스레 피어 있다


얼마나 힘을 냈을까

후-불면

파르르 떨릴 만큼 여린 몸으로

딱딱한 땅 속 뿌리를 내리려

온 힘을 다했구나


오가는 누군가

한 번쯤

돌아봐 주길 바라며

조용히, 고요히

오늘도

그 자리에 피었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해도

발끝에 밟혀 스러져도

햇살 한 줌에 기지개를 켜고

바람 한 줄기에 땀을 식히며


가는 허리 곧추세워

다시 맑게 피어나는

이름 모를 들꽃 하나


너를 보며

나를 본다

오늘 하루, 그렇게 살아낸

나를 조용히 돌아본다

이전 12화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