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으면

by 평화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이 꽤 즐겁다고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을 만난다는 생각에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 새로 산 원피스를 입고 메리제인 구두를 신었습니다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듣고 싶었어요 그래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마주한 눈 속에 담긴 나는 꽤 귀여워 보이는 것 같은데 당신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궁금하지만 차마 물어보지 못하고 그저 뒷짐 지고 앞서 걷는 당신의 손만 바라봅니다 나란히 걷고 싶어 보폭을 맞춰 큰 걸음을 내디뎌 봅니다 그제야 어깨가 스치듯 닿는 거리가 되었지요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들킬까 괜히 헛기침을 뱉습니다 가을 저녁의 선선한 바람이 나와 당신 사이로 스칩니다 우리가 함께 걷는 이 거리 위로 별이 쏟아지는 것 같습니다 반짝이는 건 별일까요 아니면 당신일까요 분명 당신이겠지요 오래도록 곁에 머물고 싶은 건 나만일까요 당신도 같은 마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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