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 번째 청소년축제가 다가온다.
매년 5월 마지막 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원주의 청소년들이 모두 기다리는-아니, 기다린다고 믿고 싶은-원주청소년축제 ‘꽃이피다’가 열린다. 올해로 벌써 23번째 개최되는 일명 ‘청축’은 청소년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의 장이다.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2월부터 청소년축제추진위원회 모집에 나섰는데 올해는 23명의 소중한 청소년이 참여하게 되었다.
나는 매년 이 시기가 되면, 그동안의 청소년축제 현장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처음 청소년축제를 본 게 2005년이니 벌써 20년 넘게 이 축제를 가까이에서 보고 있다. 공연기획자가 완벽하게 준비하는 축제의 모습은 아니지만, 미완성이어서 더 풋풋하고 그들만의 감성으로 축제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축제보다 기다려진다. 야외 공연장에서 또래의 공연을 보며 함성을 지르고, 다양한 동아리 부스에서 요즘 청소년의 유행과 멋을 엿보며 청소년끼리의 연대가 깊어지는 순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차다.
청소년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추진위원회 발대식이 바로 지난주 토요일에 있었다. 2월부터 추진위원회 모집과 선발과정이 있었고, 3월 첫 주부터 회의를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시작은 발대식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추진위원장과 부위원장에게 위촉장과 임명장이 수여되고, 나머지는 팀별로 위촉장을 수여했는데 각 팀의 담당 지도자가 직접 전달했다. 모두에게 위원으로서 갖는 책임과 권한이 주어졌다.
이제 위원장을 중심으로 위원들은 협력하여 23번째 축제의 부주제를 선정할 것이고, 5월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갈 것이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앞서 말했듯, 청소년축제는 청소년이 기획위원이 되어 뭉이 는데 총 3개의 팀-공연기획팀, 놀이팀, 전시팀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우선 공연기획팀은 2일간의 무대를 책임지는 팀으로 공연동아리 모집과 축하 무대 구성, 개회식 및 폐회식, 무대별 사회자 구성과 멘트 작성, 리허설 운영까지 바쁘다. 행사 당일에는 무대의 전반적인 운영을 도맡아서 한다. 놀이팀은 행사장에 오는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역할이다. 공연무대를 즐기고 나서 즐겁고 재미있는 놀이로 행사장에 오래 머물게 하며 축제의 재미를 끌어올린다. 마지막으로 전시팀은 부스 운영을 맡는다. 보통 40여 개의 부스가 운영되는데, 학교와 청소년기관의 청소년동아리, 지역 유관기관 및 단체가 부스로 참여한다. 쉽게 보면 동아리박람회라고 할 수 있다. 참여 부스의 모집과 관리, 부스 물품 구입과 운영 등 축제장에서 빠질 수 없는 팀이라 할 수 있다.
회의가 거듭될수록 팀별 회의, 전체 회의를 통해 흰 도화지 위 그림을 그리듯 축제의 형태가 그려진다.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축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다. 때로는 방향을 제시하고, 때로는 한발 물러서며 그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일. 그것이 우리가 이 자리에서 하는 일이다.
23명의 청소년과 함께 다섯 명의 지도자가 축제의 전반을 책임지고 다른 지도자들은 행사당일 서포터스처럼 활동한다. 행사장을 찾는 방문객 안전지도, 행사장 안내, 환경미화, 봉사자 관리 등 축제를 준비하는 이들 뒤에서 열심히 서포트한다. 빛나는 주인공이 있다면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손길이 있다. 그게 바로 청소년축제추진위원들과 지도자들이다.
청소년축제 기획활동은 최소 10회 정도 회의를 갖는다. 긴 호흡으로 더디 가더라도 함께 가야 하는 길이다.
또래끼리 지내다 보면 의견이 맞지 않아 얼굴 붉히는 일도 빈번히 발생한다. 그러나 그런 갈등을 해결하고 화합해 가는 것을 연습하면서 더욱 단단해진다. 민주시민 역량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그냥 모여서 노는 거라서 생각하면 조금 섭섭하다. 축제 당일에 이어폰을 끼고 서로의 역할을 확인하며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해내려고 노력하는 땀방울들을 알기 때문이다. 매년 축제가 끝난 뒤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은 안다.
하나의 축제를 만드는데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예산, 인력, 공간, 협력단체까지. 발로 뛰며 연대를 호소한다. 청소년들이 1년에 한 번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 청소년축제의 문이 활짝 열렸다.
나는 올해도 이 시작을 함께한다.
그리고 그 끝에서 가장 크게 웃을 사람도, 결국 청소년들이다.
이제, 청소년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