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5

언제나 크리스마스

by 해나 이미현

세상에는 많은 인연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서로의 삶을 가장 빛나게 하는 인연은 부부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게는 늘 본받고 싶은 부부가 있다. 그들은 마치 오래전부터 함께하기로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의 곁을 자연스레 지키며 살아간다. 누가 보아도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무엇보다 대화를 잘 나누는 모습이 참 인상 깊다.


그들의 대화는 다툼이나 고집이 앞서지 않는다.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고, 상대를 누르려 하지도 않는다. 대신 눈빛을 맞추며 이야기를 이어가고, 서로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릴 줄 안다. 작은 의견 차이조차도 마치 꽃을 가꾸듯 조심스럽게 다루어, 결국엔 두 사람이 함께 웃으며 답을 찾아낸다. 멈추어 줄 줄 알고 기다려 줄 줄 안다. 그 모습은 오랜 시간 길러낸 신뢰와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존중과 사랑이 바탕이 되어 있다


그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면, ‘함께 산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단순히 같은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각자의 꿈을 응원하며, 매일의 소소한 순간을 함께 소중히 여긴다. 집안일을 분담하는 모습에서부터, 작은 기념일을 챙기는 따뜻한 배려까지, 그들의 삶은 조화로운 합주곡과도 같다.


가끔 아내에게 “다시 태어나도 남편을 선택하겠느냐”라는 농담 섞인 질문을 던지면, 그녀는 주저 없이 웃으며 대답한다.
“그럼요, 다시 태어나도 이 사람과 함께할 거예요.”
그러면 남편 역시 장난스럽게 받아친다.
“내가 먼저 말하려 했는데, 당신이 또 내 마음을 훔쳤네.”
그 대화를 듣고 있노라면, 두 사람은 단순히 부부가 아니라 가장 좋은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라는 사실이 전해진다.


그들의 곁에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늘 겨울밤을 밝히는 크리스마스의 불빛처럼, 따뜻한 기운이 주위를 감싼다. 크리스마스는 선물과 사랑, 기다림과 기쁨이 함께하는 날인데, 그들의 삶은 마치 매일이 그런 날 같다. 특별한 이벤트가 없어도, 소소한 하루가 서로에게는 이미 선물이 되고 축제가 된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저 부부의 행복은 특별한 비밀이 있어서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서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때문이라고. 하루에 수없이 주고받는 눈길 하나, 다정한 말 한마디, 따뜻한 손길이 쌓여 오늘의 행복을 만든 것이다. 그 작은 씨앗들이 쌓여 그들의 삶을 영원한 축제처럼 물들인다.


많은 이들이 부부 관계에서 어려움을 말한다. 오해가 생기고, 시간이 지나며 무뎌지고, 서로의 다름이 상처로 남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부부는 다름을 이해하고, 무뎌짐을 다정함으로 채우며, 오해를 대화로 풀어낸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오히려 세월이 지날수록 단단해지고 깊어진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배운다. ‘좋은 부부’란 거창한 사랑 고백이나 드라마 같은 로맨스에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의 작은 선택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 속에서 완성된다. 말 한마디를 할 때도, 상대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가 습관이 될 때, 부부는 서로의 가장 든든한 쉼터가 된다.


그들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웃고, 대화하며 살아가는 삶. 다시 태어나도 변치 않을 사랑을 약속할 수 있는 삶. 그것이야말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선물이 아닐까. 그 따스함이 마치 크리스마스 불빛처럼 내 마음을 밝혀 준다.


오래 오래 보고 싶은 좋은 인연이 서로여서 참 따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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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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