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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숙집 고양이 Jul 24. 2024

집냥이는 다 아깽이다.

애교가 박한 고양이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는 거리의 자유로운 영혼의 고양이와

다른 성장을 보인다고 한다.

거친 세상에 노출된 적이 없어서

느릿느릿 걸으며, 느긋한 성향이며

엄마 같은 집사와 안전한 집에서

자라기에 성장에 4년 가까이 소요되고

정해진 시간에 밥이 딱 준비되는

삶을 사는 입장이라 사냥을 통한 감각이 퇴화되어

공격적 성향이 낮아서

아이나 애기들과도 위화감 없이 생활 가능하단다.


또 개냥이(강아지처럼 친근한 고양이)하는 표현처럼 고양이 본연의

성향이 많이 퇴화되고 사람과 친근한 관계로

발전된 것이다.

뭐하는 건지?

그래서 집냥이들은 아직 깽이 때 성향을 가진다.

아깽이는 집사를 엄마로 여기고

졸졸 따라다니며 비 독립적이고

야행성에 가까운 성향도 집사의 타임 테이블에 타협해 낮에 주로 깨어 있으며

에 자거나 집사 없이 밤에 알아서

우다다(우르릉 시동 소리를 내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행동. 낮에 사냥놀이로 고칠 필요가 있다)를 하고 조금 이른 새벽에 집사를 깨우는 편을 선택한다.


다 자라서도 집사와 몸을 대고 자는 쪽을 선택하고 과한 스킨십에도 큰 거부감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많은 집냥이의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영혼 우리 집냥이 제리의 횡포에 대해 성토해 보자.(!?)


제리도 아깽이 시절에는 집사를 졸졸

따라다니다 밟히기도 할 정도로 집사바라기였다.(과거형 흐흑)

하루종일 집사의 손에 매달려 놀다가

집사 무릎에서 자고는 했다. (과거형 흑흑)

딸애가 배를 잡아도 물 거나 냥펀치 없을 때

좀 자라고는 독립적인 성향이 강화되어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면 그 손을 피하려 마치 몸을 테트리스 블록 중

계단 모양처럼 접어 못 만지게 한다. 이럴 때는 엄청 빠르다.

무릎을 접어서 주저앉듯 지나간다.옆에서 보면 낮은 포복 자세에 가깝다.그렇게 스윽 도망친다. (정말 기분 상한다)


또 발 끝에 살짝 뭔가 닿기만 해도 손사래를 치듯이 탁 앞 발을 흔든다. (이건 더

기분 상한다. 못 볼 것을 봤다는 까다로운 여사님의 손사래 행동과 유사하다)

이 행동은 먹기 싫은 츄르나 사료를 줬을 때도 나오니

극혐의 행동표현인 모양이다. (극혐 한 거다. 나를 향해.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제리는 엄청 무서울 때와 삐졌을 때 소파 뒷 공간으로 숨는다. 최근 옷장 위로 가기도 한다.

만지지 못하는 공간으로 몸을 숨기는 거다.

아이들의 어떤 과한 스킨십에도 참아준다.


제리도 작은 집사들에는 유한 편이다.(집사에게만 가혹한 느낌 흑)



집사의 섭섭함은 조금씩 쌓여갔다. (현재 진행형)



제리는 들어라.

집사에게 머리를 허하라! 허하라.

츄르 없이도 솜뭉치 발 주기를 허하라! 허하라.



외롭다.

함께 있어도 외롭다고 말하는 집사.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구름이 서울을 덮쳤다.

하늘이 시시각각 변하고 밤에 잘 때  기습적 폭우로 소리를 잘 듣지

못하면 베란다로 많은 비가 들어 친다.


날이 덥고는 제리가 안방 베란다에서 자는 일이 종종 있었다.

밤새  모진 바람에도 전날 피곤했기에 깊은 잠을 자느라 그 난리가 났음에도

새벽에 깨지 못했다. 5시쯤 제리가 팔에 매달려 미야옹 (집사 없을 때 우는 울음)하고

애절하게 울길래.


늘 그렇듯 감은 눈으로 이동했다.

밥을 주고 돌아가서 더 자야지 하는데

제리는 내 발에 머리 퉁을 하기 시작했다. 문질문질 제리가 보이는

최대한의 애교였다. 밤새 무서웠던 모양이었다.

털이 조금 젖어 있었다. 

제리 비 맞았네. 비가 들어왔나?


베란다가 물바다였다. 창문을 안 닫고 자서 물이 들이친 모양이었다.

내 다리 사이를 통과하며 꼬리로 내 다리를 착착 감아댔다. 마른걸레로 베란다 물기를 간단히  닦는데 고마웠던지.

'엄마 나 비 맞았어. 무서웠어'라고 하는 것 같은

가르랑 가르릉. 쌓였던 섭섭함이 한 방에 날아가는 제리의 과한 애교.


이래서 다들 고달픈 집사의 삶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거다. (제리 왈.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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