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성장통

by 김현아

사진을 찍을 때면 늘 뒷모습을 찍어달라며 카메라를 들이민다. 흔히 카메라 빨을 잘 받는 얼굴과 카메라 빨을 잘 받지 못하는 얼굴이 있는데 나는 그 후자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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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가든 늘 뒷자리에 자리 잡는다. 이끌기보다는 따르는 편이 편했다.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주체적인 사람보다는 수동적인 사람이 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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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혼자 도전해보는 일이 많아졌다. 예전 같으면 주목받는 일이 부담스러워 손톱을 물어뜯을게 뻔했던 내가, 세상 밖에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어릴 적부터 대화의 기술이 없던 나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말들을 글로 적곤 했는데, 글은 솔직한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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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휴대폰 메모장에 쌓여있는 글들을 보다 보니 책꽂이 한 켠에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첫걸음은 블로그부터 땠다. 클릭 한 번으로 등록 완료. 이제껏 걱정과 불안에 살았던 나 자신이 우스워질 정도의 스피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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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띠링”

낯선 이에게 처음 받아보는 응원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그저 나의 글을 보며 위로와 공감을 해주다니. 또 다른 세계가 열린 것이다. 친한 친구들과 지인들의 칭찬. 가족의 인정. 행복하지만 무거운 기대감을 등에 매고 또 한 번 도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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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온갖 글쟁이들이 모인 공간. 이 속에 들어간다면 또 다른 세상이 나를 맞이해줄 것 같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구의 강요가 아닌 내가 원해서, 바래서 지원해본 일이었다. 그렇게 하루를 끙끙되며 작가 지원에 매달렸다. 떨어질 수도 있다는 각오는 했지만 온종일 지레 걱정하기 S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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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브런치 작가가 되신 걸 축하합니다.”

정말 나는 글을 써야 할 운명인가!

내가 좋아한 분야에서 인정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므로 이제는 당당히 세상 사람들에게 나의 꿈을 크게 외칠 수 있었다. 어쩌면 브런치를 꿈을 이루기 위한 명분으로 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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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나, 안정적인 직업에 도전해야 하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어쩌지?”


“누군가의 구속과 바람이 아닌 “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


차마 입 밖에 내뱉지 못한 응어리진 말들.

이러한 성장통들이 느려도 한 걸음씩 도전해 나아가는 지금의 나 자신을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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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졸업을 앞둔 지금, 솔직히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성장통은 계속될 것이고 그 통증을 외면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종의 성장통 사이에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