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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사람

by 세상의 창

<도시 사람>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지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

누구는 그렇게 말을 한다지만

여보게 친구,

도시 사람 너무 부러워 말게

알고 보면 도시 사람

속 빈 강정일쎄


시골 사는 사람 보면

텃밭에 상추 심고 고추 심어

다른 반찬 없어도 쓱쓱 고추장 발라

쌈밥으로 점심 한 끼 배불리 먹는다지

바닷가 사람은 헐렁 바지 그대로 어판장 가서

갓 잡은 물가자미 사다가

양파 총총 썰어 넣고 고추장 풀어

물회 한 그릇 뚝딱한다지


도시 사람, 어디 그런가

푸성귀 가꿀 채전菜田 한 평 없고

어릴 적, 바다를 품고 살았대도

여기선

생멸치 한 마리 구경하기 힘드니

은빛 생멸치에 배추 잎사귀 넣고 된장 풀어

멸칫국 시원하게 끓여 주시던

그 시절 고향집 어머니 생각 간절하다


여보게 친구,

도시 사람들 가난하다네

마음만 가난한 것이 아니라

몸도 가난하여 연신 주머니 만지작거리니


오늘 따라 도시 사람 정말 불쌍타!*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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