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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계절

by 세상의 창

<아픈 계절>


온종일 네 생각만 했다

파도 철썩이는 해변을 함께 걷던 일

모래 위에 써놓은 깨알 같은 약속들

너와 입 맞추었던 첫 키스


살랑거리는 바닷바람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던 너한테서는

언제나 바다 냄새가 났다

바닷새를 벗 삼아 저 바다를 훨훨 날고 싶어하던


보고 싶은 맘 바다 끝에 닿을 듯하여

난 지금 바다에 뛰어들었다

헤엄쳐 깊은 바다로 나아간다

애타게 너를 부르며 푸른 바다를 가른다


얼마쯤 헤엄쳐 나가야

내 손끝에 네가 닿을까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헤엄쳐 가다가다 지치면

하늘 나는 물새에 올라타리

너와 같이 저 바다를 건너

우리 둘 자유로울 수만 있다면


여름아, 여름아

난 이 계절에 몹시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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