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부 일본 여행의 추억
오전 8시 24분에 도쿄 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오전 9시 40분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하였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창 너머로 내다본 홋카이도 산야는 이미 하얗게 눈으로 덮여 있었다. 도쿄와는 다른 설국(雪國)이 준비되어 있었다.
10시 반에 JR 쾌속 에어포트 탑승하여 약 40분 만에 삿포로 역에 도착하였다.
날씨가 비교적 화창하여 JR 차창 밖으로 하얀 눈이 햇빛에 눈부시게 빛나고 있어 처음 이 땅을 밟는 나그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잇쇼니 잇테 미마쇼-카?> (一緒に行って見ましょうか?)
<함께 떠나 보실까요?>
삿포로역에 도착하니 역사는 비교적 현대식 건물로 깨끗해 보였고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삿포로 타워가 보이는 곳에 숙소가 있어 방안에서도 삿포로 타워가 보여 너무 좋았다.
짐을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 잠시 맡기고 삿포로역 스텔라 플레이스로 나와 잇핀 스텔라플레이스점에서 삼겹살 부타동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건물 3층 전망대에서 삿포로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저 멀리 오타루가 보이는 듯했다.
점심을 먹는 동안 지진 흔들림을 느꼈다.
반사적으로 일본 기상청의 지진 정보를 조회했더니 2시 38분에 아오모리 앞바다에 규모 5.2의 후발 지진이 있었단다. 지난 12월 8일 밤 규모 7.6의 지진이 있었던 바로 그 지점이었다.
삿포로에 도착하여 내내 후발 지진을 전혀 걱정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좀 잊고 있다가 다시금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다. 일단 안심을 하였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삿포로 시계탑과 연무장을 둘러보고, 삿포로의 명물, 삿포로 TV 타워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었다. 그래, 여기가 삿포로다!
호텔로 돌아와 체크인을 한 뒤 오후 5시까지 휴식을 취하다가, 이태리 사는 아들 내외와 통화를 하여, 최근 일본 지진 소식에도 여기는 별일 없다고 안심을 시켰다.
호텔을 나와 삿포로 구청사를 둘러본 뒤 닛카(NIKKA) 사거리로 달려가서 인증삿을 찍고,
저녁은 근처에서 유명한 칭기즈칸 레스토랑에서 양고기구이 요리를 즐겼다. ‘이제 본격적으로 삿포로 미식에 입문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어, 삿포로역-오도리역-스스키노역 간 지하통로를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하기도 하였지만, 다시 스스키노역 2번 출구로 뛰쳐나와 어둠이 내려앉은 닛카상 전광판 앞에서 부지런히 인증사진을 찍었다. 닛카상은 홋카이도 위스키 브랜드 닛카의 마스코트인데 삿포로 스스키역 핫플 포토존이 분명했다.
마침 주말이라서 그런지 번화가 사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젊은이들과 같이 눈을 맞았다. 이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저녁 9시에는 로바다야 쿠시로 이자카야에서 야식으로 로바다야키(생선구이)를 먹었다.
장인이라 생각되는 셰프가 테이블에 둘러앉은 손님들의 주문을 받아 화로에서 바로 구워내는 생선구이는 일품인데, 그중에서도 나는 킨키라고 불리는 빨간 생선 홍살치를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현지에서 내가 맛본 요리 이름을 최대한 많이 나열하는 것은 독자 여러분들에게 일본 음식을 소개하기 위함이고, 또한 독자 여러분들의 구미를 최대한 자극(?) 하기 위함이니 양해를 바란다.
다시 오도리역 쪽으로 와서 삿포로 TV 타워 건너편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는 오도리 공원의 일루미네이션 축제를 즐겼고, 근처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며, 오늘 하루 2만 1천 보를 걷고 삿포로의 첫날밤을 맞았다.
<‘삿포로’, '메마르고 큰 강'>
이곳 ‘북해도(北海道)’(혹은 ‘홋카이도’)의 도청 소재지 ‘삿포로(札幌, Sapporo)’는 한자로 ‘札幌’(우리말 독음 '찰황')이라고 표기하고 일본에서는 ‘삿포로’라고 읽는다.
'메마르고 큰 강'을 뜻하는 아이누어 지명 Sat/poro/pet(サッ/ポロ/ペッ, 마르고 큰 강)에서 유래하였다고 하는데,
‘札幌(찰황)’이라는 한자어 차음을 빌려 인위적으로 ‘삿포로’(札’ 사쓰 さつ’ +幌’호로 ほろ’ -> ‘삿포로')'로 아무런 의미도 남아있지 않게 다른 표기를 만들어 새로운 지명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일본이 개척사(開拓使) 시대에 이 땅의 원주민인 아이누 족을 탄압하고 그들의 색깔을 지우기 위해 비단 삿포로 말고도 도내 여러 도시(오타루(小樽, Otaru), 하코다테(函館, Hakodate), 아사히카와(旭川, Asahika-
wa) 등)의 이름도 ‘삿포로’처럼 아이누어 지명에서 차음을 빌려 바꾸어버린 걸 알게 되어, 일제 강점기를 경험한 우리로서는 심사가 착잡할 수밖에 없다.
(다음 화 '삿포로 이틀째'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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