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골길 Nov 13. 2024

나 책 출판 가능?

또 입만 살았지 아주.

 평소에 자주 생각한다. 나도 책을 써보고 싶다. 가능하면 소설책으로. 장르는 상관없다. 아니 근데 과연 내가 책을 출판하는 날이 올까?

 

 글쓰기. 내가 삶이 무료해질 때 내 삶을 달래주는 5번째 무기. 내 인생의 first가 글쓰기는 아니지만 나도 소설책을 출간해보고 싶다. 대단하디 대단한 스티븐 킹님께서는 비는 시간에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글을 쓰는 것이라고 하였지만, 하... 그건 너무 힘든 거 같아요 아저씨.

 나도 소설을 써보려고 나름 정보도 찾고 내용 구상도 해봤다. 특히 처음 시도했을 때는 원래 있던 책의 내용을 그대로 써보자는 생각으로 어느 서점에서나 볼 수 있는 주인공이 난치병에 걸린 로맨스 소설을 도전해봤다. 그리고 3줄인가? 그정도 쓰고 결국 끝났다. 인생 참 허무하다.


 소재는 참 많이 나왔다. 구상이라고나 할까. "이런 내용으로 글을 쓰면 히트치고도 남겠는데?", "이런 소재를 떠올린다고? 넌 천재가 맞다."라는 생각. 글을 써보는 사람들은 모두 해봤을 생각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내 머리 속을 지배하기도 잠시, 짧으면 글 몇 줄 쓰고, 길면 하루 정도 지났을 때 이런 생각이 자주 드는 것 같다.


 "하... 소재가 참신하긴 뭐가 참신한거야. 완전 개판이네... 글 쓰기 싫어진다..."


 저 녀석. 나는 저 녀석 때문에 지금까지 소설을 한번 써보자고 마음을 먹어도 단 한번도 끝까지 써본 적은 없다. 악마같은 녀석. 천벌받아야할 녀석.


 난 처음에 저런 생각이 드는 것이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고, 작가로서의 재능이 내게는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딱히 그렇지는 않은 듯 하다.

 기숙사에서 할 것도 없고 심심할 때 나무위키 읽는 것을 즐긴다. 때는 딱히 별 이유는 없지만 갑자기 글쓰기에 대해 궁금해졌었다. 그러다보니 계획적 글쓰기가 아닌 즉흥적 글쓰기, 내가 글을 쓰는 방식과 비슷한 방법으로 글을 쓰는 사람인 스티븐 킹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때 그 나무위키 덕에 나는 생각을 고쳐먹었다.


 대단하고도 대단한 스티븐 킹 아저씨께서도 글 쓰고 며칠 지나면 자신이 썼던 것이 너무 엉망이고 버리고 싶어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자신을 믿고 그냥 쓴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도 포기하고 싶어질 때면 그냥 쓰라고 조언을 했다.


 난 이 말이 참 가슴에 와닿았다. 아니 내가 장편 글쓰기를 포기하는 이유가 매번 똑같이 그냥 시간이 지나면 내가 쓴 글이 형편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아니 근데 이게 유명한 작가 아저씨도 마찬가지라니.

 이건 마치 냉장고 문을 천천히 닫으며 언제 불이 꺼질지를 관찰했던 어린 시절의 내 행동이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마찬가지였음을 알게 되었을 때의 그 기분이었다.


 "일단 하면 되겠구나. 이래서 아무것도 안하는 것 보다는 뭐라도 하는 게 낫다는 말이 있는 거구나?"


  평소에 자주 생각한다. 나도 책을 써보고 싶다. 가능하면 소설책으로. 장르는 상관없다. 아니 근데 과연 내가 책을 출판하는 날이 올까?

 언젠가 출판하게 될 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감이 든다. 내가 이야기 하나를 끝까지 쓸 것이라는 자신감, 그리고 확신. 오 기분 좀 좋아지는데?


 지금도 쓰고 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내가 살면서 겪었던 일을 재구성해서 소설로 한번 써보는 중이다. 공모전에 나가겠다거나 그런 의지도 아니고 이 이야기를 끝까지만, 완전 개판이어도 좋으니까 결말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일주일정도 흘렀는데 내 글이 너무 엉망으로 보이기는 한다. 처음에는 멋진 소재였던 것 같았는데, 지금에 와서는 소재도 별로인 것 같고. 글도 나름 잘 쓴 것 같았는데, 지금에 와선느 글도 별로인 것 같고. 수정해도 기분 나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해서 든다.

 근데


 "스티븐 킹 아저씨가 말했잖아. 그냥 믿고 쓰라고. 어, 그래. 한잔해"


이전 01화 생각나는 대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