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때는 3월달. 고등학교의 새학기도 시작하고 뭔가 뽕이 찼었습니다. 괜히 글이 쓰고 싶고, 괜히 글 쓰면 좀 멋있는 거 같고, 왜 다들 그러잖아요. 한잔하자고요.
사과먼저 박겠습니다. 제 글을 뭐 많이 읽어주시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뭐 제 글을 기다려 주신 분이 있다면 그 분들께는 정말 머리박고 사죄하고 싶습니다.
3월에 제가 처음으로 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하고 글을 썼었는데, 그때 솔직히 글 쓰는 거 좀 멋있어 보여서 썼었습니다. 이런 불순한 의도로 글쓰기를 시작했으니, 그 동기도 오래가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그리 오래 흘렀던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3개월이었나, 그정도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금방 글쓰기에 회의감이 들고 뭔가 글쓰기가 귀찮게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글쓰기에 대한 제 태도가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의 저는 글을 쓰는 게 단순히 멋있어 보였고, 일상 이야기에서 깨달음을 얻는 에세이 같은 글을 쓰면 굉장히 간지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또 거기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 것인가에 대해서만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함에 있어서 전혀 나쁜 행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죠.
"제가 원하는 글이 아니었어요"
지금의 저는 제가 원하는 글을 쓴다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그때 쓰고 싶은 거 쓰는 게 저한테 있어서는 행복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즉, 지금의 저에게 있어서 글쓰기는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하... 근데 어리석었던 몇 개월 전의 저는 글쓰기라고 한다면 뭔가 꼭 깨달음이 있어야할 것 같고, 수필같은 글이 써져야만 글로서 자격이 있다는 생각에 제가 원하지도 않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을 써내려가고 말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사리 글쓰기에 회의감이 든 것 같았죠.
제 글을 읽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었고 솔직히 앞으로도 많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고 있지만, 그럼에도 연재 글을 올린다는 것은 독자와의 약속인데, 그저 제가 글쓰기 싫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독자와의 약속, 그리고 제 자신과의 약속을 깨버린 점이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그래서 특히 제 글을 재밌게 읽어주셨었던 분이라면 진짜 제가 머리박는 사진이라도 이메일로 보내고싶어요. 근데 그건 너무 간 거 같고 하여튼, 지금의 저는 글쓰기에 대한 저만의 정의를 어느정도 내린 것 같고 앞으로도 글을 써가면서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고쳐나갈 것입니다.
저는 막 틀에 갇히는 걸 좋아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자유분방, 그것이 제게 있어서는 삶의 스타일이자 제 글의 스타일인 것 같다고 지금은 생각중입니다. 제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며 앞으로 제 글을 더 읽어주실 분이 계신다면 저는 쌉 지리게 분발하겠습니다.
"지난 과거를 반성하고자 글을 3편을 연속으로 쓰는 중 입니다. 제 자신을 향한 제 나름의 벌입니다."
기숙사에서 살아남기 연재북은 제게는 너무 치욕스러운 일이라 사실 연재 글을 올리기가 껄끄럽습니다. 일단 지금의 제 소박한 목표는 현재 이 연재북을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제 글을 즐기셨던 분이 계셨다면 다시한번 사과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