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암동 토방 갈비 앞에는 포장마차가 하나 있다. 그곳은 생긴 지 10년이 넘었고 밤 10시부터 여는 듯하다. 어묵과 우동 그리고 잔치국수를 판매한다. 밤 12시가 넘은 시각, 오늘 손님은 한진택배, 쿠팡 배송직원이다. 천 원에 어묵 세 개. 잔치국수와 우동은 4000원. 생각해보면, 여기저기 배송을 다니면서 혹은 퇴근길에 저렴한 가격에 배를 채울 수 있는 곳은 여기밖에 없다
노점상이 더 많아져야 한다. 허기진 배도 달래고, 뉴스와 유튜브를 보고, 노점상 사장님과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곳 말이다. 캄캄한 밤, 그제야 겨우 숨 돌릴 수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불빛이 필요하다.
2019년, 고시를 준비 할 때 저녁에 출근을 했다가 새벽 5~6시에 녹초가 돼서 퇴근하는 일상을 보냈다. 퇴근길에 집 바로 앞에 있는 빵집은 늘 불이 켜져 있었다. 영업을 오전 8시부터 하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사장님은 열정적으로 반죽을 하고 계셨다. 늘 퇴근길에 그 곳을 거쳤고,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간에 나 혼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 안정감을 얻었다. 나도 저 사장님 같은 눈빛으로 하루를 보내겠다고 다짐도 했었다. 잠깐 눈 붙이고 독서실에 가야 하는 강행군이었지만, 그 시간들을 버틸 수 있게 하는 건 가게 불빛과 사장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