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숨바꼭질
네 번째 행운의 편지를 전했고, 마츠모토가 죽었다. 그런데
뭐야.
왜야.
조선총독부 놈들은 학교를 떠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학교를 들쑤셨다.
- 집사 놈부터 찾을까요?
- 걘 됐어.
코우즈키네 집사 놈을 원하는 게 아니라니.
몸을 숨기고 그들의 대화를 들은 고운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설마… 행운의 편지 때문에?
저 편지를 전달한 나를 찾는다면,
꼭꼭 숨어 드리는 게 인지상정.
고운은 그렇게 때아닌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 썅년아.
순사들은 고운이 학교 쓰레기장에 숨긴 집사를 용케 찾아냈다.
물을 끼얹어 정신이 번쩍 든 집사가 가장 먼저 뱉은 말은 썅년이었다.
그는 보았다.
머리를 맞아 까무러치기 전, 창문으로 들어온 빛.
그 순간, 집사는 검은 형체의 눈을 보았다.
놈은 여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