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슈워제네거
아놀드 슈워제네거
최근 '아놀드'라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봤다. 제목 그대로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전반적인 인생을 운동선수/배우/정치인 이렇게 3개의 카테고리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였다.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많은 사람들에게 배우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인물이지만, 그는 배우 이전에 먼저 운동선수인 보디빌더로 세계에 명성을 떨친 사나이였다. 지금까지도 역대 보디빌더하면 반드시 언급되는 선수 중에 하나가 바로 아놀드이며, 그는 무려 미스터 올림피아 7회 우승에 빛나는 압도적인 선수 중에 한 명이었으니(6회 연속 우승을 했다) 더 말할 것 없는 최고 중의 최고였던 것이다.
아놀드는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비전과 목표가 확실했으며 그렇기에 항상 그것들을 향해 쉴 틈 없이 나아갔다고 말했다. 그 첫 번째 목표가 바로 바디빌딩이었고 그것이 꽤나 막힘없이 가능했던 만큼 아놀드는 분명 바디빌딩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처음 나간 주니어 미스터 유럽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미스터 유니버스에서 최연소의 나이인 18세로 우승을 했다. 또한 미스터 올림피아에서 역시 최연소의 나이인 23세로 우승을 차지했으니.. 어린 나이에 자신의 재능을 알고 그것을 향해 올바르게 달려 나갈 수 있었던 그는 매우 운이 좋은 남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가 바디빌딩 다음으로 도전한 분야는 배우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알파치노나 드니로같은 배우의 전성시대라 아놀드처럼 덩치가 큰 사람은 배우로 잘 나가지 않던 추세였으며, 특히 그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영어 억양과 발음이 안 좋아 캐스팅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여담으로 그는 부동산 투자를 했었는데, 이것이 대박이 나면서 이미 부자였기에 배우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해서 생활고의 어려움 따위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끊임없이 배우의 문을 두드린 결과 그는 작은 몇몇 작품들에게 출연하게 되었고 마침내 [코난 더 바바리안]이라는 작품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으며 결국 [터미네이터]와 [코만도]에 출연하게 되면서 어마어마한 성공의 괘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아놀드를 시작으로 (몸이 크고 좋은) 액션배우들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캐릭터는 센세이셔널했다. 그는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이미지에 걸맞은 역할과 캐릭터를 파악하고 그것을 능히 살릴 줄 아는 똑똑한 배우였다.
그가 보디빌더로 쌓아 올린 자신감과 커리어가 영화판에서도 빛이 났던 것이다. 결국 한 분야의 성공이 또 다른 분야의 성공을 낳고, 한 분야의 성공 경험이 또 다른 분야의 성공 경험을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아놀드가 배우 다음으로 뛰어든 분야는 정치였다. 배우로서 티비에 많은 시간 얼굴을 비추게 되면서 그의 정치적인 의견이 드러났던 것은 물론이고, 그가 케네디 집안의 여자와 결혼하게 된 것도 정치인생을 시작하는데 큰 힘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는 자신이 정치인의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 바디빌딩과 배우의 삶을 살아온 것이었다 언급했을 정도로 정치는 그의 삶에 있어 궁극적인 목표와도 같았다.
그가 도전한 분야는 다름 아닌 주지사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엄청난 위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단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은 여러 개의 주로 이루어진 나라이고, 그렇기에 주 하나하나가 거의 나라에 해당될 만큼 각 주가 철저한 법과 질서, 군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주지사 출마는 무모한 도전과도 같았는데, 매우 시기적절하게도 사람들이 새로운 주지사를 원하고 있었고 그에 맞게 아놀드의 빛나는 명성이 받혀져 그는 큰 탈 없이 주지사가 되는 데 성공한다.
모든 정치인이 그렇겠지만 아놀드의 주지사 생활 역시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바디빌딩에서, 영화계에서 그랬듯이, 정치계에 있어서 역시 아놀드는 자신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남긴 인물이었다.
아놀드는 다큐멘터리 중간중간 항상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빼놓지 않았다. 엄격한 경찰이었던 아버지는 술을 드시고 와 가끔 폭행을 저지르기도 했으며 아놀드 형제가 항상 경쟁할 수 있도록 부추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아놀드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에 집중해라. 오늘 내 기분이 어떤지는 생각하지 마라.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무짝에 쓸모없다. 기분이 더럽든 좋든,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뭐든 해라."는 말을 했었고, 아놀드는 그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강인하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데 집중하며 성장해 왔다.
아놀드가 말하기를, 항상 바쁘고 목표가 있어 달려가는 삶이라면 그저 앞으로 가아 가는 것만이 중요할 뿐 '아.. 오늘 기분이 어쨌네 저쩠네'하며 시간을 지체하고 낭비할 틈이 없다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존감을 지키는 법을 알기 위해 책을 읽고 영상을 챙겨보지만, 바쁘게 지내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자존감을 지키는 궁극적인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나 역시 그의 말에 동의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에 쓸모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살고, 작은 거 하나라도 습관을 만들어 바쁘게 지내다 보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결국 나의 자존감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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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멘터리는 단순히 아놀드의 빛나는 순간만을 그려낸 것은 아니다. 형의 죽음, 아버지의 죽음, 아놀드의 성추행 루머부터, 주지사 생활로 인해 가족들에게 소홀했던 이야기, 아놀드가 가정부와 바람이 나면서 일어났던 아픔까지 털어놓는다. 하지만 아놀드라는 사람이 정말 대단한 것은 그가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앞길을 걸어 나갔다는 점이다. 일례로 그는 아버지의 부고소식을 들었을 때 여행 중이었는데, 아버지가 돌아기신 것은 돌아가신 것이고 자신의 삶은 삶이라며 자신의 일정과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것은 그가 아버지로부터 배웠던 철학이었다. '어떤 일이 닥치든 감정에 동요되지 않고 바쁘고 쓸모 있게 뭐든 하는 것' 말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말했다. "나는 동기를 부여하고 비전을 가졌을 뿐, 셀 수 없이 많은 샤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나는 자수성가한 사람이 아니다." 아놀드는 세 분야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압도적 커리어를 자랑하는 남자이지만 그 성공들은 결코 자신이 잘 나가서가 아닌, 주변에 항상 자신을 도와주고 이끌어줄 수 있었던 사람들과 환경 덕분이라고 말했다.